매거진 생각정리

신해철

후회 없노라고

by MamaZ

22살의 신해철이 내게 묻는다.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고작 22살의 신해철은 삶에 대해서 왜 그리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을까? 생명과 죽음 그 사이에 삶이라 불리는 우리네 인생 중 고작 이십여 년을 살았던 그가 남긴 노래 가사들을 읽고 듣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봤다.


가사 하나하나를 곱씹다 보면 이 사람은 지독하게 삶과 씨름을 했던 것 같다.

그 씨름은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을 것이며 삶은 외롭고 고독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함을 일찍 감치 알았던 것 같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삶의 결이 달라질 것이며 꿈을 따라야 하는지 현실을 순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지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삶인지 고민하고 고민했던 철학자였다. 그는 매우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던 예술가였다. 그런 고민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가사라는 삽으로 듣는 이의 생각과 마음을 깊이 넓게 파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오랜 시간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너무 아까운 사람이었으니까.


지금까지 그가 살아있다면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까?

어떤 가사를 써내려 갔을까?

50을 훌쩍 넘겨 60을 바라볼 그는 삶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지금도 종종 나는 그의 노래를 듣는다. 그의 노래 가사가 내 가슴 깊이 파고들면 꼬챙이가 되어 나를 쑤신다. 편하게 안일하게 살지 말라고 생각하며 살라며 다그친다.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가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난 뭐라 대답할까?


후횐 없노라고 대답하고 싶은데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산다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스친다. 아주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싶다면 더 사랑하고 더 용서하는 것 밖에 없을 텐데 삶이라는 게 별나서 매번 사랑은 어렵고 용서는 하기가 싫어진다.


나에게 신해철은 고마운 사람이다.


그가 적어 내려 간 노래가사 속 고민과 생각은 내 삶의 모양틀을 찍어주곤 했다. 대충 가볍게 사는 그런 삶은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품게끔 해주는 모양틀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난 그 모양틀 안에 형형 색색의 경험들을 부었고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고맙고 매우 그리운 사람이다.


11주기.

난 그를 추모한다.


#신해철

#1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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