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크리스마스이브에 올리면 딱 좋을 그림과 글이겠지만 나는 게을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사실 이브날 노트북을 들고 따뜻한 침대에서 글을 쓰려했지만 때마침 내 노트북은 배터리가 없었고 충전을 하며 컴퓨터의 전원을 기다리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어제 글을 쓸까 했지만 어제는 크리스마스니까 온전히 집에서 가족끼리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기기로 하고 글은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생각의 정리가 필요한 요즘 나는 글조차 쓰지 못할 만큼 생각이 많은가 싶어 살짝 안쓰러웠다.
나와 남편은 따뜻한 크리스마스 날 뛰고 싶었고 우린 동네를 뛰었다. 왜 예수 탄생일에 뜀박질인가? 연관성은 일도 없는 일이었지만 우린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을 해보는 걸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내게 뛴다는 건 매우 낯선 일이었다. 유일하게 하는 요가도 걷고 뛰는 일은 아님으로 뛴다는 건 매우 거창하고 특별하고 절대 하지 않을 그런 운동이다.
뛰기 시작하니 심장이 벌렁거렸고 힘들어지니 나는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남편이 재촉하면 다시 뛰기 시작했고 그걸 반복하자 온몸이 후끈 열이 올랐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숨은 고르지 않고 온몸이 열과 땀으로 반응한다. 뛴다는 건 마치 내가 살아있다고 온몸이 말해주는 것 같은 경험이었다.
지난 며칠 죽어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뛰니 살아있다고 느낀 걸까? 그런데 말이다 살아도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순간들이 일상에는 너무나 많다. 살아는 있고 숨도 쉬고 심장도 뛰는데 내 정신과 영혼은 마치 자유와 즐거움을 빼앗긴 노예의 삶을 보내고 있을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예수가 이 땅에 오지 않았다면 인류는 아마도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닌 삶을 보내는 게 당연한 것이었겠지만, 예수가 옴으로써 희망을 가져도 되는 삶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는 살아있는 생명력을 가쁜 숨과 벌렁이는 가슴으로 온전히 누려야 하는 순간이다.
희망이 없는 삶에서 희망이 있는 삶으로 생명이 없는 삶에서 생명이 있는 삶으로 전환된 인류 최고의 기념일이니까.
그러니까 매일 메리 크리스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