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정리

앗싸의 순간

하다 보니 되던 날

by MamaZ


절대 할 수 없었던 자세를 하게 된 날이라 기념하고 싶은 오늘이다. 스칸다나사 혹은 사이드런지인데 나는 이상하게도 몸을 지탱하는 발이 온전히 다 땅에 닿지 않고 발 뒤꿈치를 들어야만 했다.


물론 나처럼 한다고 크게 문제가 될 건 아니지만, 발 뒤꿈치도 온전히 땅에 다 디디고 잡고 싶은 자세였다. 할 때마다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고 나의 따님은 왜 그게 안되는지 신기해했다.


나는 요가에 진심인 친구에게 이 자세를 보여주며 언젠가는 발을 땅에 디디고 말 꺼라고 했다. 그녀는 나 대신에 요가 선생님에게 어떻게 하면 내 친구가 발을 디딜 수 있냐고 묻기까지 했으나 아쉽게도 그녀에게 배울 기회는 없었다.


오늘 새벽같이 일어나 요가를 다녀왔다. 기특하게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추고 잤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네시 반부터 알람이 울리길 기다렸다. 그냥 이불을 박차고 나가기엔 너무 부지런을 떠는 것 같아서 눈을 질끈 감고 알람이 울리길 기다린 것이다.


알람이 울리자 자는 척을 했던 눈을 뜨고 침대에서 뭉그적 나와 요가 갈 준비를 하고 일찍 요가 클래스에 들어갔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방에 들어오니 다시 누워 잠을 청해도 될 것 같다.


보통 아침 첫 요가 클래스는 어려운 자세보단 몸 스트레칭 위주로 가는데 이 선생은 너무 막 굴렸고 나는 심장이 벌렁거리고 주체할 수 없는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내 몸을 지탱하고 있던 한 발을 온전히 땅에 닿은 체 사이드런지를 할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앗싸~라고 했다.


그래 앗싸의 순간이었다.


안되던 게 되는데 앗싸 말고 뭐라 할 수 있겠나.


나는 한 발로 1초도 못 서있던 사람인데 이제는 거뜬히 1분도 가능하지 않은가? 요가를 하면서 앗싸의 순간들을 겪는다. 못하던 게 되고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게 되는 기적을 맛보고 있다. 진정 앗싸의 순간이다.


오늘 나는 한가한 틈을 타 복도에 전화기를 바닥에 놓고 스칸다나사 포즈를 잡고 셀피를 찍었다. 약간의 두 턱이 나온 사진은 살짝 보정을 해주고 친구에게 보내주자 그녀는 내게 말했다.


내 그림 실력보다 네 요가 실력이 빠르다.


나는 그녀의 코멘트를 읽고 큰 소리로 웃었다.


이 역시도 앗싸의 순간이다.


인생에는 하다 보면 되는 게 있고 해도 안 되는 게 있는데 요가는 다행히 하다 보면 되는 거라 내 일상에 앗싸의 순간을 맛보게 한다. 그게 얼마나 다행인가.


하다 보면 되는 것들은 대부분 내게 잔잔한 기쁨을 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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