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자랑할것인가
지난주 나는 사진 수업을 했고, 학생들에게 전화기 사진첩을 객관적인 눈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아래의 질문에 대답해 보라고 했다.
나는 어떤 사진을 찍는가?
나는 왜 이런 사진을 찍는가?
내가 선택하고 소셜 미디어에 나누는 사진은 무엇인가?
내가 그 사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남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반응을 원하는가?
매우 노골적인 질문이었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는 어떤 이미지인가?
이 질문은 사실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는 정말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가 내 삶을 부러워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렸다고 말할 자신은 없을 것이다. 그저 내 소중한 추억을 저장하는 방법이라고 애써 포장할지도 모른다.
그 누구가 뭐라고 해도, 내가 선택하고 올리는 사진이 진심으로 나만을 위한 소중한 추억이라면 괜찮다. 무슨 상관인가. 내 멋에, 내 잘난 맛에 사는 요즘 세상에.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런 에세이를 내주었다.
“당신은 어떤 사진을 나와 나누고 싶습니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족사진이나 애완견 사진을 나눴고, 풀 메이크업에 몸매가 드러나는 꽉 끼는 드레스를 입고 찍은 셀피를 나눈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에세이는 예상대로였다. 가족의 소중함과 추억을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인지,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에 대해 썼다. 심지어 나와 똑같이 호접난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풀 한 포기에 담긴 생명의 신비를 이야기하는 글도 있었다.
그런 글들 가운데 “저는 싱글맘입니다.”로 시작한 글이 있었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는데 아이가 유난히 똑똑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립학교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학비가 일 년에 만오천 불이라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매달 아이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풀타임으로 일하고 풀타임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기도했다고 한다.
그녀는 하나님께 “우리 아이, 제발 이 사립학교를 졸업하게 해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모르는 누군가가 아이의 학비를 책임져 주겠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는 그렇게 아이의 학비를 내주었고, 아이는 작년 고등학교에서 우등생 상장을 받고 아주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지금은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에세이에는 엄마와 아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 사진은 기적이고 기도의 응답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나는 18년 동안 단 한 번도 강의할 때나 학생들의 에세이에 피드백을 써줄 때 내 신앙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없는데, 그날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아들보다, 나는 엄마로서 당신이 겪었을 그 많은 기도와 눈물의 시간을 더 알 것 같아 눈물이 납니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그분의 은혜와 사랑은 생명력이 있어 기적을 베푸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 한 번도 그 누구에게도 이런 종교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당신의 글을 읽으니 제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순간, 쓰면서도 ‘이거 나 이랬다가 학교에서 알면 잘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숨길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의 사진도, 글도 너무 좋았다. 자랑스러운 아들의 졸업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충분히 자랑할 만하지 않은가. 온 동네가 다 축하해 주어도 될 만한 순간 아닌가.
우리는 종종 무엇을 자랑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그러나 정말 자랑해도 되는 것은 다른 데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부러움을 사는 장면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버텨낸 시간.
눈물 뒤에 이어진 기도.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 하루하루.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 마침내 맞이한 승리의 순간.
그 위에 얹힌 미소라면 마음껏 자랑해도 좋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