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잡러의 미술관
누구나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나의 존재를 말 그대로 누군가가 추앙해 준다면 그래서 내 말과 몸짓과 행동 하나하나에 그 사람의 사랑이 가득 담긴다면 내 영혼과 육체는 사랑 덩어리가 되고 내 존재는 곧 사랑이 돼버릴 것이다.
사랑의 힘은 대단한 것이어서 인생의 우선수위와 가치를 바뀌게 하고 온화하게 만든다. 게다가 시시하고 작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지루한 삶에 콧노래를 부르게 하고 피곤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사랑은 사람을 온전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하며 유일한 힘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사랑과 상대가 표현하는 사랑의 언어는 늘 다르다.
나에게 사랑이랑 함께 밥을 먹는 것이라면, 상대의 사랑은 선물을 사주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일 수 도 있다. 그에게 사랑이란 방 청소를 해주는 것이라면, 나에게 사랑이란 내 개인의 공간을 존중해 주는 일일 수 도 있으니까 말이다.
사랑의 언어는 다 다르고 때로 그 언어는 교류의 오류를 부른다.
그리고 너의 사랑은 틀렸다고 나의 사랑이 맞았다고 우길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받고 싶은 방식과 내가 사랑하고 싶은 방식이 상대와 다를 때 오해가 생기고 서로의 대한 예의라는 것은 그 오해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어느새 사랑이 익숙함으로 변할 때 높아 쌓아 올린 오해의 탑은 서로를 향해 무너진다.
사랑은 그 오해와 불신의 탑을 무너트리고 다시 믿음과 의지를 가지고 서로를 향해 노력할 때 한 번 더 깊어진다. 하지만, 그 탑을 견고하게 쌓기 위해선 노력과 다짐과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사랑의 방법, 즉 내가 받고 싶은 사랑과 내가 주고 싶은 사랑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야 한다. 서로의 사랑이 서로의 숨통을 막아선 안되니까 말이다.
Rene Magritte의 작품 Lovers II를 처음 봤을 때는 사랑을 잘 모를 나이였다. 그래서 이 그림이 말하는 그 깊은 관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에 이 그림은 그저 재미있었다. 얼굴을 감싸고 키스를 나누는 둘은 아마도 너무 못생겨서 가렸을 거라며 킥킥 웃었다.
하지만, 결혼 18년이 되어가는 내게 이 그림은 수많은 부부와 연인들 특히나 오래된 관계에 대한 섬뜩한 진실을 담았다.
우린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는가?
우린 서로를 얼마나 위하는가?
나의 사랑이 당신을 숨 막히게 할까 당신의 사랑이 날 숨 막히게 할까?
나의 사랑이 나의 눈을 가린 걸까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눈을 가린 걸까?
서로를 향한 우리의 관계와 사랑은 서로에게 독이 되나 약이 되나?
두 사람의 입술을 가로막은 헝겊은 두 사람이 한 덩어리가 되는 것을 막아버리는 얇은 막이다. 어쩌면 작가는 사랑해도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사랑의 한 덩어리가 될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한건 아닐까? 얇은 막은 어느 관계에서도 존재한다는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