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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Z Jun 11. 2023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 좋더라

대학원 시절 하나같이 센 캐릭터들이 모여 작품 하나를 놓고 크리틱 할 때면 쌈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온 마냥 앙칼진 말들이 오고 갔다. 우린 그것을 constructive criticism이라고 했지만 때로 그것은 그냥 criticism일 때도 분명 있었다. 


건설적인 비판과 그냥 비난 사이의 갭은 상대를 향한 태도와 말투 그리고 배려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았다. 물론 우리는 열정밖에 없던 가난한 미술학도였고 예술에 대한 열정에 똘똘 뭉쳐 말을 어떻게 하면 상대의 기분을 나쁘지 않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1도 없을 때였다. 


그 시절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에 대한 매력 같은걸 잘 몰랐다. 당시에는 좀 더 세게 말하고, 거침없이 필터 없이 말하는 이에게 느끼는 매력 같은 게 있었다. 내뱉어진 말들은 그 사람을 매우 솔직한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포장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하고 싶다. 그건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정치인들에게서도 느껴지는 껄끄러움 같은 것이다.  비록 내게 하는 말이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 내뱉는 말일지라도 그걸 들었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빠지는 경험이다. 


물론 이런 변화는 내가 아이를 낳고 매우 매우 말랑말랑한 감성과 영성을 지니게 된 이유이기도 할 테다.  아이를 가지기 전까지는 매번 전쟁터에 나가는 마음으로 삶을 살았다면, 지금은 전쟁터 같은 삶 속에서도 어떻게 우아함을 간직하려 발버둥 치기 때문이다.  내게 그 우아함이란, 어느 상황 속에서도 평화를 간직한 이가 지닌 조용하지만 강인 함이다. 


그런 우아한 언어의 소유자는 상대의 마음을 위로할 줄 알고 상대를 칭찬할 줄 안다.  그리고 그 칭찬에는 진심이 들어있다. 진심이 들어있는 말에는 힘이 있지 않는가?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이라는 대사에 진한 감동을 받았던 건 그 안에 따뜻하고 진심 어린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 아니겠나. 


말을 해도 예쁘게 하는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역시 예쁘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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