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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Mar 03. 2023

#20. 영어 선생님 집 아이, 영어 문법 공부

: 긴 문장을 읽고 쓸 줄 아는 아이

❚내신(서술형), 수행(쓰기/말하기) 평가, 수능 영어 모두 다 잘하는 아이 만들기


지필평가의 서술형, 수행(쓰기/말하기) 평가, 수능 영어가 공통으로 측정하는 능력이 뭘까?

중학교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 딱히 지필평가에서 쓰기 능력을 많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 마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중학교 중간/기말 고사는 본문을 외우기만 해도 해결되는 상황이다. 이런 점 때문에 중학교 시기 아이들은 영어 본질적인 능력이 결핍되는 것이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칫 소홀해 지기 쉽다. 하지만 단순 암기가 고등학교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갑자기 높아진 고등학교 영어 수준에 겁을 먹고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대한 자료를 소화시킬 본질적인 역량이 없이 중학교 때 하던 방식을 고수하다 보면 그 간극을 좁힐 수 없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태가 악화된다.      


중학교 내신 영어는 학교마다 지역마다 들쑥날쑥할 수 있다. 우리 아들이 다니는 학교처럼 아직도 20년전의 스타일로 시험을 내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선진화된 지역이나 학군에서는 이미 중학교 내신 영어 시험에서 수능영어에서 요구하는 본질적인 영어 독해/쓰기 능력을 측정한다. 어느 지역의 중학교를 다니던 간에 결국은 본질적인 영어 능력을 키워야 고등학교 내신 영어, 수능 영어 둘 다를 해결할 수 있다.      

고등학교 내신 영어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가 있다. 지필평가에는 선다형과 서술형이 출제  된다. 선다형은 수능 영어와 같은 스타일의 객관식 문제이다. 하지만 서술형은 다음의 예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글을 읽고 영어 문장으로 답을 쓰는 문제가 많다.  




❚또 일단 문법부터 해야 한다구요?

선다형 문제든 서술형 문제든 그 본질은 주어진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고 핵심을 영어로 정확히 간결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어 학습자들은 문법 지식이 없어서 그런 능력이 생기지 않는 줄 오해한다. 하지만 정보를 정확히 그리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문장에 대한 명시적 규칙만을 안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영어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소위 우리가 영어 문법이라 일컫는 그 단어 형태에 대한 규칙 뿐 아니라 글 전체 분위기와 상황에 맞는 문체와 표현에 대한 암묵적 이해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문법과 쓰기/읽기와의 관계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법은 낱개 문장에 대한 어법을 주로 의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원어민들이 생각하는 문법은 쓰기/말하기를 위한 명시적 규칙과 비명시적 규칙 모두를 의미한다. 이러한 문법적 능력은 많은 읽기를 통해 상당 부분 키워진다. 영어 문법 공부는 처음도 읽기, 마지막도 읽기라 할 만큼 영어 문법에 대한 이해력과 활용 능력은 읽기에서 비롯된다. 다독을 통한 다양한 글과 문체 그리고 긴 문장에 대해 익숙해진다. 또한, 다독으로 비롯된 문법 능력은 쓰기 능력으로 이어진다. 결국 문법은 따로 떼어 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읽기 및 쓰기와 연결되어 생각되어야 한다.      



the consequence of direct instruction of linguistic forms needed in written composition is seen to have less beneficial impacts, including misuse of connectives (Perera, 1987), misunderstanding of the effect of the passive (Myhill, 2003), and the formulaic repetition of taught forms (Kress, 1994). Arguably, direct instruction in grammatical structures used in writing can lead, not to effective writing but to “the reproduction of dominant knowledge” (Doecke, Kostogriz & Charles, 2004, p. 30).      


쓰기에 필요한 언어 형식의 직접적인 지도는 별로 유익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접속사 오용 (Perera, 1987), 수동태에 대한 오해 (Myhill, 2003) 및 수학 공식처럼 언어 형식을 단순 반복 익히기 (Kress, 1994)와 같은 부작용이 있다. 글쓰기에 사용되는 문법 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이 효과적인 글쓰기가 아닌 "지배적 지식의 재생산(문법 규칙의 단순 반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 긴 문장을 읽어 낼 줄 아는 아이

별도의 문법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 미국 초등학교 시절 동안 이렇다 할 명시적 영어 문법 규칙을 배운 적이 없는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영어 문장을 잘 읽어낸다. 그 아이가 한 것은 대부분 영어 원서책 읽기였다. 읽기를 통해 기본적인 영어 문장 구조에 익숙해졌다.  미국 초등학교에서 유일하게 배운 명시적인 영어 문법은 문장을 다이어그래밍하는 것이었다. 아들의 문법 노트에는 문장 다이어그래밍(sentence diagramming)이 많이 기록되어 있었다.    

    

얼핏 낯선 형태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몇 가지 중요한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

- 우선, 모든 문장에서 주어와 동사를 가장 먼저 찾는다.

- 그리고 필요시 목적어를 찾는다.

- 나머지 수식어구들은 주어나 동사 중 관련된 말 아래에 위치 시킨다.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도구:문법     


긴 문장이라도 위의 예시처럼 문장의 구조를 시각화하면 문장이 한 눈에 다 파악이 된다. 아들이 미국 초등학교를 5년간 다니며 배운 영어 문법이라고는 이 한 가지 뿐이었다.  문장 다이어그래밍이외에는 다른 명시적 영어 문법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그저 다양한 책을 읽으며 생각을 문장으로 나타내는 법을 은연중에 학습 한 것 같다. 꾸준한 영어 독서를 한 덕에 명시적으로 영어 문법을 알지 못 하는 아들이라도 긴 영어 문장을 곧 잘 읽고 쓴다. 물론 수능 영어 지문도 읽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영어 문법을 알면 압축적으로 표현된 긴 문장이나 복잡한 구조의 문장이라도 쉽게 파악하고 자신의 메시지도 압축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영어 문법은 틀린 문장을 찾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구조화 시켜서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다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영어 선생님 집 아이, 문법 공부는 어떻게 해요?


사실 문법 공부를 하지 않아요. 영어 읽기와 쓰기 활동을 통합적으로 하면서 영어 문장에 대한 읽기와 쓰기 능력을 동시에 기르고 있어요.     

아들(현 중3)은 다음의 것들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관심 있는 내용의 영어 챕터북이나 영어 책을 읽어요.

매일 루틴으로 영어 원서 독해 문제집( Wordly wise 6,7,8, Reading Expert, Reading Explorer)를 하나씩 풀어요. 매일 글감 하나를 읽고 문제를 풀어요. 문제는 주로 서술형입니다.

- 다음으로는 읽은 내용을 저에게 요약해서 말하기를 합니다.

- 독해가 끝나면 단어 테스트를 구두로 봐요. 제가 영어 풀이를 읽으면 아들은 해당 단어를 찾아 읽어요. 물론 빡지(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적는 공부) 같은 것은 절대 없어요.     


이렇게 하는 데 15분~ 20분 정도 소요 되더라구요. 귀국 후 영어능력을 유지 시키기 위해 거의 2년간 이 방법을 하고 있어요. 더 많이 시키고 싶지만 가늘고 길게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저는 아이가 거부하지 않는 양으로 정해서 매일 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부모의 한 없는 욕심을 억누르는 게 제일 힘들긴 하더라구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영어 문법 공부의 핵심은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읽기/쓰기와 통합적으로 문법을 가르치면 충분히 수능영어 만점도 나오더라구요. 몇 개월 전 즘 실험 삼아 수능 핵심 문법 책을 풀려 보았더니 우리나라식의 영어 문법에 대한 명시적 지식이 없어도 별 어려움 없이 그 문제집을 혼자 잘 풀더라구요. 구지 한국식 영어 문법책을 공부시킬 필요가 없더라구요.  꾸준한 영어 독서로 영어 문장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제일 효율적인 영어 문법 공부라 생각이 듭니다.


❚참고 문헌:

- Doecke, B., Kostogriz, A., & Charles, C. (2004). Heteroglossia: A space for

developing critical language awareness? English Teaching: Practice and

Critique, 3(3) 29-42.

- Perera, K. (1987). Understanding language. London: NATE.

- Myhill, D. (2003). Principled understanding? Teaching the active and passive voice. Language and Education, 17(5), 355-370.

- Kress, G. (1994). Learning to write. London: Routledge     


❚문장 다이그래밍(Sentence Diagramming)이 다소 생소하시죠?

Sentence Diagramming에 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저의 브런치북 <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문법>을 참고해주세요. 

다양한 예문과 쉬운 문법적 설명을 함께 해두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easygrammargrim

<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문법>이 책으로도 발간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8413320



**영문법의 효과적인 교육에 관한 영상**

위 글의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4HXEaTq8z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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