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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Apr 23. 2023

#18. 첫 출간의 의미

: 첫 책 출간 3

❚알려도 되겠다.

무엇보다 영어 문장 구조의 다이어그래밍이 우리나라 학습자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방법이지만 알아두면 영어 학습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기에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책을 출간할 즘 고3인 딸에게 미리 내 원고를 제본해서 문장 다이어그래밍으로 문장 구조 파악하는 법을 좀 더 다져주었다. 긴 수능 영어에 영어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 딸은 나에게 진지하게 문장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웬만해서는 나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지 않는 딸인데, 정말 다급한 모양인지 어느 날 저녁 도움 요청을 해왔다.


새로 출간한 내 책의 첫 독자가 딸이 될 줄은 몰랐다. 긴 말이 필요없는 문장 다이어그래밍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수능 기출 문장을 분석하는 연습을 시켰다. 당장의 효과는 눈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추상적인 수능 영어 문장을 도식화하여 설명하니 딸이 더 잘 이해했다.      


며칠 전 중3인 아들은 중간고사 시험 준비를 위해 시중에 판매되는 영어 문제집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중에 나에게 관계대명사 what을 물어왔다. 시중에 판매되는 영어 문제집은 역시나 관계대명사 what이 주어, 목적어, 보어 중 뭐로 쓰였는지를 묻는 문제가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아들은 답을 찾지 못하고 나에게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선택지에 나온 문장들을 각각 다이어그래밍으로 그려서 문장의 구조를 설명해주었다. 어려운 문법 용어, 주격 관계대명사니 목적격 관계대명사를 말 하지 않고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하니 아들이 척 알아먹었다. 그리고 비슷한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쓸 생각이다.      


❚당당하게 책 홍보

직접 고3인 딸과 중3인 아들에게 시중의 영어문법서의 어려운 용어 사용 없이 바로 이 책에 실린 영어 문장 구성 원리로 시험공부까지 지도할 수 있게 되고 나니 이 책을 보다 많은 수험생에게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책 홍보를 하기로 결심했다.


분명 우리나라 문화에서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것이 염치 없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남 눈치를 보며 하고 싶은 일을 안 하는 건 나의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국 유학을 떠난 것도 남의 이목보다는 내가 온전히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며 살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회적 압력 없이 자유롭게 나의 성장에 올인해 볼 수 있었다. 그 귀한 경험을 하고 다시 귀국한 지금도 그런 삶의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중이다.      


❚오프라인 책 홍보

일단 이 책을 널리 알리고 싶은 대상을 생각했다. 무엇보다 대학 친구들이 모두 현직 영어 교사들이라 그들에게 제일 먼저 알렸다. 예전에 돌연 미국 유학을 떠났을 때, 그리고 다시 귀국했을 때 그랬듯이 이번 첫 출간에 대해서도 역시나 다들 축하해주느라 단톡방이 시끌시끌했었다.


요즘 아무나 책을 출간할 수 있는 시대에 어쭙잖은 책 하나 출간한 게 별일은 아니지만 대학 동기들은 고맙게도 나의 노력을 격려해주었다. 그 외에도 최근 꾸준히 하고 있는 엄마표 영어 티타임과 엄마표 영어 스터디 모임에서도 내 책 출간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엄마표 영어 스터디 모임마다 무료 강의를 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직접 나와 친분이 있고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출간 소식을 전했다.    

  

❚온라인 책 홍보

오프라인 책 홍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았다. 유튜브 내 채널 중 영어 관련 영상마다 책 구매 링크를 걸었다. 유튜브 채널에 댓글로 자녀 영어 학습 방법에 대한 문의를 해오신 분에게도 출간 소식을 전했다. 고맙게도 며칠 후 책 구매를 하셨다며 댓글을 달아 주셨다. 얼굴을 뵌 적도 없지만 나에게 많은 힘과 응원을 주신 분이다. 예전이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온라인상의 소통은 참 놀랍다.     


책을 출간하고 알게 된 또 다른 홍보 방법이 있었다. 부크크에 책이 출간된 바로 당일 내 책을 홍보해주겠다는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신간에 대한 모니터링을 쭉 해오시는 분 같았다. 3만원 비용을 지불하면 여러 블로그나 SNS에 내 책을 소개해준다고 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의 책을 홍보한 것들에 대한 링크를 보내주며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작은 비용의 홍보지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러겠다고 답을 주었다.


하지만 내 책인 Yes 24나 교보, 알리딘과 같은 큰 온라인 서점에 판매 승인이 된 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두 주를 기다렸다. 드디어 외부 유통이 시작되는 날 그분께 이메일을 보내서 홍보를 부탁했다. 홍보의 효과가 바로 드러날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정보의 홍수 시대에 신간 소식의 글은 조회수도 그리 높지 않기에 큰 기대를 하진 않는다. 다만 나의 존재를 어쨌든 알리는 것이 목적이니 그걸로 족하다 생각했다.      


❚SNS의 힘

지난 해부터 꾸준히 팔로우 해온 영어 교육계에서 유명한 한 인플루언서가 있다. 나와 같은 도시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시는 분이기에 예전부터 연락을 한 번은 해보고 싶었다. 지난 5년간 꾸준히 인스타그램에 엄마표영어와 관련하여 콘텐츠를 올리시는 아주 영어에 진심이신 분이다. 작년 온라인 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후 그 분 콘텐츠를 쭉 정주행했다. 영어 교사로서 또한 부모로서 추구하는 영어 교육의 방향과 방법이 나와 결이 같았다. 그래서 그 이후 쭉 팔로우해오던 분이다.      


‘11만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그 분에게 내 책을 보내드려 소개를 부탁드려야겠다‘ 는 생각을 했다.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분이기에 그 분에게 책 소개를 부탁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며칠을 생각한 끝에 결국 염치 불구하고 이메일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해서 손해 볼 일이 없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미국 유학 기간 중 나의 철칙 중 하나였다. 물론 그분에게 민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책을 인스타에 소개를 해줄지 말지는 그분의 결정에 달린 것이지 내 의지로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단 부탁부터 하고 그분의 결정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니면 무응답이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분도 나름의 원칙과 스케줄이 있을 테니 그분이 거절해도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한 것은 가급적 바로 실천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바로 실천하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부정적인 생각이 나의 용기를 갉아먹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바로 이메일 전송을 했다. 이메일을 여러 번 읽고 읽은 후 ‘에라 모르겠다, 그냥 보내만 보자’하는 생각으로 전송을 클릭했다.


그 날 낮 동안 학교 근무를 하면서 내내 생각했다. 답장을 받을 수는 있을까? 혹시 받는다면 일주일 정도는 걸리겠지? 워낙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이니 시간이 없을 수도 있겠지? 어쩌면 그저 스팸처리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생각을 하며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드디어 저녁 8시 폰에 이메일 알람 메시지가 떴다. 앗!! 그분이다. 양치를 하다 말고 이메일 확인을 했다. 이메일 글 전체에 전문가의 느낌이 느껴졌다. 친근하게 예의바르게 핵심을 명확히 전달한 그 분의 이메일은 왜 그분이 유명세를 타는 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예상 한대로 엄청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당장 내 책을 읽고 소개해줄 수는 없지만 추후 6월 이후에나 시간이 가능하면 책을 읽어보겠다고 하며 주소와 폰번호까지 나에게 보내왔다.      


교육 방송에도 나오는 분에게 이렇게 이메일까지 받다니. 신기했다. 다소 직설적이고 정면 돌파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미국에서 나는 언제고 이메일로 많은 것을 요청하곤 했다. 그리고 덕분에 많은 것을 도전하고 얻을 수 있었다. 귀국 이후 우리나라에서 그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다소 있었다. 미국과 우리나라 문화는 너무 서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서만큼은 미국에서처럼 하는 것이 별로 어색하거나 실례가 되는 게 아님을 새삼 느꼈다. 비록 당장의 홍보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내 책과 내 브런치 글을 읽어 봐주신다니 그걸로도 충분히 감사할 일이다.     

  

❚책을 내고 나서 좋은 점

책을 출간하고 좋은 점은 여럿 있다. 비록 출판 수익은 기대할 수준이 못 되지만 선뜻 마음이 서지 않던 일을 하나 해냄으로 마음의 든든함 같은 것은 있다. 이번의 첫걸음이 다음 걸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나의 생각과 배움, 그리고 나의 경험을 잘 정리하고 싶은 애초의 초심을 잃지 않은 점에서도 이번 첫 출간은 나에게 의미가 있다. 비록 사소할지 모르겠지만 나의 배움을 남과 나눌 수 있는 형태로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이 미비하고 보잘것 없는 지식일지라도 세상에 뭔가 일조를 한 느낌도 든다. 겨우 책 몇 부를 판매하고 이런 느낌이 드는데 베스트 셀러 작가들의 기분은 어떨까?       


유튜브 채널<김미경 TV>에서 김미경씨는 온라인 상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 현실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 보다 훨씬 값진 일이라 강조했다. 그리고 하루 빨리 온라인상 자신의 페르소나를 구축할 것을 권했다. 최근 온라인 세상이 급격히 발달하고 있다. 그곳에 내 자리 메김은 세상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도 참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존재의 의미를 갖는 데에도 필요한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그저 혼자 생각하고 그치기보다 나의 생각을 글로 남기고 온라인상에 게시하기를 반복하면 서서히 나의 구슬이 낱낱의 파편이 아닌 모종의 쓰임을 갖게 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나의 온라인 콘텐츠들은 소중한 아카이브이다. 나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내 관심사에 대한 글을 올려놓고 필요할 때 유용히 가져다 쓸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기왕에 보관할 거면 온라인 플랫폼에 저장해두는 게 여러모로 유익하다. 그렇게 나의 콘텐츠를 남이 볼 수 있게 공유하면 가끔은 좋은 일이 생길 것도 같다.


하루는 나의 글을 보고 유명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협업 제안의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 그저 던져보는 제안의 이메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발자취가 온라인 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아쉽게도 그 이후 별다른 추가 이메일을 받아보진 못했지만, 그 또한 그럴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한다.      


무엇보다 책 출간의 가장 큰 의미는 나의 존재를 좀 더 구체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는 대학 동기가 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친구가 나에게 자기 학교에 와서 강연을 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강연을 하려니 5년의 유학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강연의 주제로 무엇을 잡을지 참 막막했다. 결국 나의 경험을 구체화 해두지 않은 탓에 그 일은 무산되었다. 내가 나의 배움과 경험을 진작에 글로 콘텐츠로 구체화 하지 않았은 것이 많이 후회가 되었다.      


그 이후 차근차근 나의 경험과 배움을 글로 콘텐츠로 온라인에 모으고 이렇게 책도 하나 출간하고 나니, 또 그 친구가 나에게 책 내용과 관한 강연을 부탁한다고 제안해왔다. 평생 처음으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그리고 공식적 출장을 달고 강연이라는 걸 하러 가게 될 것 같다. 비록 청중이 그리 많은 강연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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