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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Jun 12. 2023

#23. 엄마표 영어 스터디 여섯 번째 모임 후기

: 힘 빠지는 날 용기 내는 법

 ❚누굴 위해 종은 울리나?

직전 모임의 참석 인원이 첫 모임 이래 최대 인원인 것에 비해 이번 모임은 가장 최소의 인원이 모였다. 많은 역할을 해내는 엄마들이니 매번 출석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직전 모임의 인원이 나에게 준 기대치라는 것이 생긴 상황이라 이날의 인원은 과연 나 스스로를 회의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내가 바쁜 사람들을 붙들고 뭘 하는 거지?

내가 그들의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옭아매고 있는 것일까?

멤버들은 영어 공부에 열심을 하고 싶은 마음이 그 사이 사라진 것일까?

나 좋자고 하는 모임인가?

근데 사실 나도 이 스터디 모임이 좋아서 하는 건 맞는 걸까?     


몇 개월째 이어지는 토요 모임이지만 지난 주 엄마표 티타임도 참여 인원이 적어 취소 된 상황이고 이번 영어 스터디 모임 역시 인원으로 보면 취소를 해도 될 만큼 저조한 상황이다. 그래서 그 간 내 마음에 꽁꽁 숨어있던 회의감이 훅 치고 올라왔다.      


나의 초심은 이랬다.

난 영어 공부를 즐긴다.

난 남들에게 영어가 하면 즐거운 것임을 알려주고 싶다.

난 남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걸 즐긴다.

난 남들에게 내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그 느낌이 좋다.


하지만 이번 모임 내내 나의 마음 상태은 이랬다:

과연 영어가 즐거운 것이라 말하는 걸 알아보는 멤버가 있을까?

과연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는 걸까?

과연 멤버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할까?     

나에게도 소중한 시간이라는 자원이 허투로 쓰이고 있는 건 아닐까?

 

❚꿈을 망치는 5가지 방법

애초의 초심에 품었던 나의 계획과 꿈이 차츰 작아지게 만드는 이번 모임에서, 공교롭게도  브라질 여성 기업가인 Bel Pesce가 <5 ways to kill your dreams 꿈을 죽이는 5가지 방법>에 관한 TED영상을 공부했다.      

https://youtu.be/sR6P5Qdvlnk


그녀는 꿈을 죽이는 5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꿈을 죽이는 5가지 방법: 아래 다섯 가지를 믿으면 꿈을 죽일 수 있다.


1. Success is overnight.  

  성공은 갑자기 이뤄진다.

2. Someone else holds the keys.

  다른 사람이 여러분의 성공을 위한 키를 들고 있다.

3. It is okay to settle down, when growth is guaranteed.  

   안주해도 좋다, 성장이 보장될 때.

4. Fault is someone elses’.

  다른 사람이 잘 못 하고 있다.

5. Only the destination matters.

최종 목적지만 중요하다.      


위의 조언을 오늘의 내 마음에 적용시켜봤다.

1. 나의 스터디 모임도 엄마표 영어 모임도 하루에 갑자기 성공을 거둘 순 없다.

2. 나의 성공을 위해서는 순전히 그들의 참석률에 달려 있다고 믿어서는 안된다.

3. 성장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4. 모임이 저조한 것은 내 잘못이다.

5. 성장 과정에서 얻은 작은 성취도 기념하고 실수로 배움을 얻으면서 그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

     

❚작전 회의

준비한 스터디 내용을 오늘은 조금 덜 신나라 하며 나누었다. 스터디 멤버인 남편 눈에는 그게 한 눈에 보였던 모양이다. 그 날 저녁, 스터디 모임에 대한 개선점을 찾을 겸 남편과 맥주 한잔을 제안하니 남편은 편의점 맥주 심부름도 한걸음에 다녀온다. 모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남편이라 나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친구가 되어주어서 고마운 일이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몇 가지가 정리되었다.  

올 해 첫 주 토요일부터 시작한 나의 토요 모임은 이제 전환점을 맞이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일단 엄마표 영어 티타임을 지금 기수만 완성하고 여름 방학, 겨울 방학 기간만 운영하기로 했다. 장점은 다양하다. 우선, 미리 신청자를 찬찬히 모을 수도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특징을 살리면 일년 내내 하는 것보다 훨씬 지속가능한 모임이 될 수 있다. 이 점이 나에게 가장 큰 메리트가 될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홍보를 좀 더 다양한 루트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이 부분이 제일 고심이 되는 부분이다.      

한편, 영어 스터디 모임은 내가 리드하는 모임을 하다보니 나의 일방적 강의가 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건 스터디가 아니라 그야말로 강의이다. 무료 영어 강의라 해도 될 만큼 매번 내가 준비해서 내가 발표하고 그들은 그저 수동적으로 따라오는 입장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멤버들과 의논을 해봐야 겠다. 3개월 마다 멤버쉽을 리뉴얼하는 데 7월이 새롭게 갱신할 시기이다.


7월 방학을 맞이해서 계속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모집하고 강의가 아닌 스터디로서의 성격을 좀 더 모색해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전적으로 리드하는 모임보다 다른 멤버들끼리도 충분히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의 책임과 소속감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


❚나에게 용기

이번 스터디 초반에 나눈 인용문이다.      


“Courage doesn't always roar. Sometimes courage is the little voice at the end of the day that says I'll try again tomorrow”

용기는 큰소리치는 게 아니다. 때때로 용기는 하루가 끝날 무렵 “내일 또 해볼 거야” 하는 작은 목소리다.

 - Mary Anne Radmacher-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다.

내가 당장이라도 다 그만하겠다고 한들 누구든 말릴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계속한다고 한들 나에게 큰 유익이 있을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음 모임도 계속 해봐야지’ 혼자 조용히 말하고 있다.     


나는 적어도 꿈을 죽이는 사람은 되기 싫다.

이런 저런 마음을 이렇게 글로 쓰며 마음 정리를 해본다. 그리고 또 조용히 혼자 용기를 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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