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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영어 스터디 마흔 여섯 번째 모임 후기

: 봄, 나른하지만은 않을 수 있는 이유

by Hey Soon

❚새로운 멤버, 새로움을 더해

당근을 통해 새로운 멤버들이 문을 두드린다. 이번 모임에 실제로 참여하셨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즐겁다. 이번에는 또 어떤 분이 오셔서 어떤 이야기를 넣어서 우리의 스터디를 엮어주실지 사뭇 기대가 된다. 물론 영어를 잘 하는 분만 오셔야 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새로오신 분은 분명 영어에 대한 열정은 충분하고도 남으신 듯 보였다. 첫 날이지만 질문도 스스럼없이 해주셔서 너무 다행이었다.


❚마흔 여섯이 주는 내면의 뿌듯함

루틴대로 하는 건, 관성의 법칙처럼 쉽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보다 훨씬 쉽다.

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고통을 생각하면 그냥 하던대로 해나가는 게 더 쉬운 일일 수있다. 그래서 어쩌면 지친 날이라도 나는 이 스터디를 그만할 생각은 아예도 하지 않는다.

3월 첫 주, 비록 교직 생활 처음으로 고등학교로의 전보이지만, 주말의 내 루틴인 이 스터디는 그냥 하던대로 쭉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 주간 새로운 학교에서 적응도 만만치 않았기에 결국 스터디 준비는 금요일 저녁, 토요일 이른 시간을 써서 겨우 마무리를 했다.

다행히 46번째 모임도 별 무리 없이 했다. 뿌듯하다, 학교를 옮기는 큰 변화 안에서도 나의 루틴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열심히 사는 너를 보니,,,,

최근 스터디에 함께하기 시작한 나의 대학교 시절 친구는 공교롭게 새롭게 근무하게 된 학교에서도 같이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나의 일상을 거의 잘 알고 있다. 사실 나의 유학시절에 그 친구도 1년 정도 비록 다른 도시이지만 미국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여러모로 나와 삶의 동선이 겹친 친구이고 심성이 참 고운 친구라 내가 늘 곁에 두고 싶어하는 친구이다.

나의 많은 부분을 말하지 않아도 척 알아먹는 죽마고우 같은 친구가 오늘은 스터디를 마치고 나에게 묻는다.

“너는 그 많은 에너지를 어디서 다 가져오니?”

“바쁘게 살아야 슬프지 않거든...”

불쑥 튀어나온 말이지만 참 내 속마음이기도 하다.


❚사실, 내가 부지런을 떠는 이유

하지만 마냥 정신없이 살기위해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슬픔을 이기기 위한 방편으로 바쁨을 선택한 것 사실이지만, 사실은 그 바쁨은 누군가를 위해서이다.

일단은 내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에게 나의 삶의 방향, 삶의 방식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는 보이고 싶다.

또 누군가가 나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거니?’처럼 질문을 하게 하기 위함도 있다.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슬픔을 이기기 위한 나의 자력에서 나오는 에너지이다. 하지만 이 에너지는 빨리 방전이 된다. 그래서 나에게는 나머지 또 하나의 에너지 원천지가 있다. 바로 하나님이다. 그 하나님을 의지하며 내가 의미를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갈 때 과연 하나님의 손길과 권능이 얼마나 나에게 발휘될지 알아가는 중이다. 매일의 시간을 의미롭게 쓰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려 애쓰니 그 안에서 많은 힘을 얻는다.

❚봄, 나른하지만은 않을 수 있는 이유

3년째 영어 스터디를 운영해 오면서 쌓은 나의 행적이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학생들에게 다시 귀하게 사용되는 기회를 기대한다. 이제 곧 성인이 될 고등학생들과 삶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것도 영어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위해 그 간의 영어 스터디 운영기는 나의 연습 무대였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경험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귀하게 쓰임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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