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영어 스터디 오십두 번째 모임 후기

: 산속 샘물같은 우리 모임

by Hey Soon

❚샘물같은 모임이길

갑작스레 일정을 변경하는 바람에 오늘 스터디 참석자는 딸랑 두명이 었다. 그런데 정말 다행이도 당근 앱에서 새로운 두 분이 오신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그 덕분에 스터디를 취소하려는 나의 게으름을 이길 수 있었다. 3년간 운영해오는 영어 스터디이다. 정확히 어느 무렵이었는 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 중간 어느 매에 인기 몰이도 안되는 이 스터디를 계속 할까, 의미가 뭘까 하는 고민을 하던 중 문득 우리 스터디가 조용히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끊이지 않고 흐르는 산속 샘물처럼 되길 바란다고 생각했었다. 그 바람 덕분인지 때문인지, 이 스터디는 정말 명맥이 끊어질 즘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멤버들이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 오신 분들 말씀으로는 당근 앱에 다른 영어 스터디 모임도 몇 군데 더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곳들은 다 정원이 차버려서 가입이 힘들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대략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정원이 다 차서 배움 열정이 있는 분이 마땅한 곳을 찾지 못 하는 분들에게 그나마 우리 스터디가 그분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가이다. 또 한편으로는 그 인기가 많은 모임은 어떻게 하길래 그렇게 인기가 있는 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쩌면 주말이 아닌 평일 시간대라는 메리트 때문이기도 할 듯 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스터디를 참관해보고는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실험삼아 하는 스터디이지만, 방향성이 정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듯 하다.


❚스몰토크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영어로 스몰 토크를 나누었다. 반은 영어로 반은 우리말로 새로운 두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단촐한 모임 덕분에 두 분의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좀 여유롭게 들을 수 있었다. 모두들 영어 공부를 평생 해오셨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셨다. 한 분은 딸을 시집까지 다 보내셨지만, 이제라도 미국 유학을 꿈꾸고 계신다고 하신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참 높다는 생각을 했다. 그 분들에게 나의 스터디 모임이 작지만 의미로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되길 바란다.

❚오늘만큼은 온타임 마무리

새로운 분들과 읽던 소설을 오늘도 읽었다. <A Man Called Ove>라는 소설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총 4개 챕터의 목표를 달성했다. 물론 찬찬히 매 페이지를 읽는 것은 애시당초 포기다. 듬성등성 내가 표식한 부분만 같이 소리내어 읽고 챕터별 내용을 우리말로 정리하는 수준이다. 어휘가 어려운 원서를 읽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 최대한 눈높이를 낮추어 보기로 했다. 급기야 이번 스터디에서는 총 4개 챕터 중 한 챕터를 좀 집중해서 읽었다. 그리고 읽은 챕터에서 나누고 싶은 부분을 미리 발제해서 그걸 영어로 이야기 나누었다. 이 전략이 그나마 현명한 결단인 듯 했다. 쫒기등 여러 챕터를 조금씩 조금씩 건드리는 것 보다 한 챕터라도 정성껏 읽고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았고 실제로 그렇게 하니 더 효과가 있었다.

❚또 한번의 스터디 성공

교사로서 엄마로서 6월은 참 바쁘다. 학기 끝자락 시험 원안 제출, 생활기록부 세부특기사항 작성, 기말고사를 앞둔 고2 아들 뒷바라지등으로 매일이 빠듯하다. 특히나 이번 토요일은 아들의 농구 시합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그런 바쁜 일상에도 스터디를 이어나가는 나 자신이 사실 신기하기도 하다. 관성에 따라 늘 하던 스터디라 또 한번 더 한다는 느낌이 정확하다. 굳이 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해서 그냥 하던대로 한다는 그 느낌이다.

늘 제때 마치지 못하는 스터디이지만 오늘은 미리 양해를 구해 정시에 마치고 아들 농구 시합에 응원을 갔다. 감사하게도 학교 대표로 나간 아들의 농구팀은 우승까지 했다. 토요일 하루 참 이리저리 다니며 바빴지만, 무사히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했다. 삶의 잔잔한 기쁨을 하루 하루 느끼며 사는 게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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