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영어 스터디 61st 모임 후기

:또 하나의 작은 불씨

by Hey Soon

❚새로운 분, 또 하나의 이야기

단톡방에 표시된 참석률이 많이 저조하다. 딸랑 한 분이 오시마 한다. 내심 그 한분 마저 오지 않으면 스터디는 그날 부로 그만둔다고 나름 못을 박아둔 상태이다. 그 말을 듣고 남편은 내가 한명이 되면 스터디는 유지 되는 거지? 묻는다. 스터디를 내가 완전히 그만둘까봐 염려가 되는 눈치다. 사실 나 역시 바쁜 일정에 스터디 준비를 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하던 것을 그만두기가 괜한 저항감이 든다. 그저 하던 일인데 그냥 해야해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막상 당일 오시겠다는 한분이 오지 않을까 괜히 마음이 쓰이기도 하다. 그러하더라도 일단은 준비를 해야겠기에 전날 저녁 늦은 밤 까지 파워포이트 제작을 하고 읽은 영어 원서의 새단어 정리를 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당근앱으로 연락하신 분이 새롭게 오셨다. 그리고 한 동안 뜸하시던 분이 오랜만에 오셨다. 이렇게 스터디의 색깔은 조금씩 다채로와진다. 빈 공간이 생기면 어김없이 새로운 아름다움이 그곳을 빛나게 해주는 이 느낌이다. 영어 공부를 해보고싶은 이유는 역시 새로운 세상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싶은 갈망에서였다고 하신다. 천천히 앞으로 함께 공부를 하며 나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멀리 사는 사람의 이야기, 하지만 내 이야기

전날 밤 급하게 읽어야 할 원서책의 두 챕터를 읽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막상 책을 펼치니 어느덧 주인공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는 듯 빠져들게 된다. 나는 이곳에 있지만 미국에 사는 아는 동생 이야기인 듯 책 속 이야기에 마음이 쓰인다. 과연 주인공은 이 현실의 무거움을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 그 엄마는 또 어떻게 그 막막함과 두려움을 이겨냈을까? 한 시간 가량 이야기 세계에 빠지고 나니 마음의 잔잔한 파장이 느껴진다. 죽음이 스멀스멀 그 검은 기운을 퍼트리고 있는 집, 그곳에 이제 갓 어른이 된 주인공은 죽음에 맞서 엄마를 보호하기 위한 사투를 멀이고 있다. 하지만 같은 팀원인 아버지는 오히려 딸을 의지하려 할 뿐 죽음에 대항한 싸움에 결국 항복을 하는 모습 마저 보인다.


멤버들과 둘러 앉아 해외 살이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 속 인물에 감정이입을 한다. 왜 그 엄마는 그 머나먼 타국에 마약에 알콜 중독자였던 그 남자를 믿고 갔을까? 그 막막하고 낯선 타국에서 그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딸이 있지만, 한국인이 느끼는 오롯한 그 감정을 속속들이 공감하지 못한다. 딸은 엄마의 감정을 켜켜히 다 헤아리고 싶지만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장벽이 세상 가까워야 할 두 사이를 갈라 놓고 있다.

책을 읽는 맛이 이런 거겠지? 이번 모임도 또 사그라질 뻔한 불이 었지만 또 하나의 작은 불씨가 와서 우리의 열정의 불을 꺼지지 않게 지펴주셨다. 찬찬히 삶의 이야기를 영어로 감상하며 서로의 삶과 연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 모임은 사실 나의 시간이라는 자원에 대한 사치이다. 이 사치를 오래 오래 즐길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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