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아니다. 일단 글을 쓰고 있는 글쓴이도 평범한 여자이며 솔직하게 말해서 핵 존예? 는 절. 대. 아니다. 참 내가 나 스스로 나에 대해 쓰려니 뭐 흐린 눈 뜨고 좋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다. 정말 솔직하게 내 주변만 둘러봐도 나보다 이쁜 친구들, 지인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지인들의 말을 빌려 나에 대해 설명하자면 얼굴이 엄청 이쁘다기 보단 몸의 비율이 좋다고들 말한다. 내 주위 번호 자주 따인다는 여자들을 보아도 대체적으로 얼굴도 이쁘지만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가 좋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특히 나 같은 경우 번호를 따이는 경우는 보통 내가 먼저 걷고 있을 때 뒤에 따라오던 분들이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뒤태 미인??) 그렇다면 얼굴은 어떨까. 음. 그냥 평범하거나 평범 조금 이상인 것 같다. 오히려 너무 여신 급으로 이쁜 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데 나 같은 평범한 애들이 오히려 길에서 번호 따임을 자주 당하는 것 같다.
번호 따였을 때의 솔직한 마음
우선 자존감이 엄청 올라간다. 주변에 다른 번호 따인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모두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필자 역시 번호 따였을 때 보통은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 '어, 오늘 나 괜찮나?', '아직 살아있네' 정도의 생각이 들면서 외모 자신감이 급격히 상승한다. 처음 번호를 따인 마스크를 막 쓰기 시작한 시절에는 정말 이해가 안 됐었다. 아니 눈만 보고 번호를 물어보는 게 말이 되는지 싶었다. 마스크를 쓰기 전 누군가 나에게 번호를 물어본 것은 단 한 번밖에 없었기에 정말 드문 일이라서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을 하곤 했는데,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다. '혹시 도를 아십니까?' 아니냐고. 처음엔 나도 그런가 싶었는데 그 이후 출퇴근길에도, 운동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장을 보고 오는 길에도, 출장 중에도 따이는 것을 보니 모든 질문이 도를 아십니까는 아니었던 거 같다. 정말 솔직하게 번호를 따인 여자들은 번호를 물어보는 남자 사람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길을 걷다 뜬금없이 누군가가 '너무 이상형이어서 번호를 알 수 있을까요?', '혹시 남자 친구 있으신가요? 없으시면 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자존감이 무조건 올라간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번호따임을 당한다는 것이 흔한 일도 아니고 주거나 안주거나의 위치에 서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기분 나빠하진 않는다. 그렇기에 남자들이여, 정말 본인의 스타일이 옆을 지나간다면 용기를 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정말 운명일지도 모르니까! 여자분들은 혹시 오늘 누군가 길을 걷다 번호를 물어본다면 그냥 오 오늘 내가 좀 괜찮나 보다~ 하며 자존감 업하고 지나가는 것으로 하자.
번호를 주고 싶은 남자와 주기 싫은 남자
그렇다면 번호 땅임을 당한 여자로서 번호를 주고 싶은 남자와 주기 싫은 남자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물론 아무것도 모른 상태이기 때문에 이상형에 가까운 외모를 가지고 있어야 확률이 높겠지만 그 외에 번호를 물어보는 말투나 스킬에 따라서도 약간 다른 것 같아 내 개인적인 의견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먼저 번호를 주고 싶은 남자의 특징이다. 첫 번째, 외모가 제일 중요하다. 일단 번호를 물어본 당신. 당신도 그 사람의 외모만 보고 물어본 것이 아닌가. 그 사람의 스타일, 몸매, 얼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물어본 것일 테니 당연히 좋은 피지컬을 가졌다면 번호를 주고 싶을 가능 성이 높다. 두 번째, 짧은 순간 속 진심이 묻어나는 멘트와 어투. 길가는 낯선 이에게 빠르게 정보를 얻고 싶은 마음에 촐랑대며 말을 하거나 찔러보는 느낌이 강하게 들면 바로 아웃이다. 잠깐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이상형이라 생각하고 만나고 싶은 마음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게 좋다. 하지만 또 너무 부담을 주면 안 된다 묵직하고 짧은 몇 마디가 상대의 번호를 얻는 데 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반면 번호를 정말 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라는 것만 알아두도록 하자. 우선 나는 남자 친구가 있고 남자 친구가 있는 여자들은 보통 남자 친구가 있다고 말하며 거절한다. 근데 남자 친구가 있어도 동네 친구를 하자느니, 그래도 달라느니 하는 끈질긴 분들이 계시는데 아웃이다. 질척이는것은 연인사이건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이건 절대 금지다.
노조원으로써 노조 집회 참여 중 경찰에게 번호 따인 썰.
최근에 회사 노조원으로써 노조 집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중 나는 노조원들에게 설문조사를 받는 역할이었는데 갑자기 시위를 지키는 경찰분이 나에게 손짓을 하는 것이다. 이쪽으로 오라는 것 같았다. 노조 조끼를 입고 있던 터라 조금은 무서운 마음으로 그쪽으로 향했다. 근데 경찰관을 자세히 보니 나이가 한 40대는 되어 보였다. 근데 갑자기 나에게 몇 살이냐고 물었고, 남자 친구가 있냐고 묻더니, 명함을 주면서 자기 팀원이 나를 맘에 들어한다며 전화번호를 대신 알려줄 수 있냐면서 명함을 내밀었다. 명함에는 모 경찰서 강력팀장이라고 적혀있었고 강력계 팀원을 만나보라는 것이었다. 원래 같으면 당연히 거절했을 터인데 어쩌다 보니 번호를 드렸고, 경찰 아저씨가 꼭 전화를 받아서 밥이라도 한 끼 먹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진짜 연락이 왔는데.. 타이슨이라고 미국 격투기 선수를 닮은 분을 소개해주셨다. 참 묘한 생각이 들었다.
진짜 시위 중에 받은 명함..
관심 있다던 경찰관의 셀카와 유사한 타이슨 미국 격투기선수
마기꾼을 넘어서
코로나 덕인지 마스크를 쓰고 난 후 길 가다가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런 정황을 봤을 때 내가 그 사기꾼이 아닌가 싶다. 사실 사기꾼을 넘어 내면과 다른 모든 부분이 아름다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자고로 연인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격, 마음, 이런 것 아니겠는가. 외모가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외모 하나만으로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기도 하다. 나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가 있다. 결혼을 앞둔 이 시점에서 물어보는 많은 이들에게 참으로 미안함을 느끼지만 한편으론 이런 번호를 따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