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1-3

자작 소설

by 연연

그는 봉투를 챙겨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상호의 시선이 따갑게 따라왔지만, 신입은 말없이 우체국 문을 나섰다.


삼라 빌딩은 벽돌색 외관 덕분에 낮에는 따뜻해 보일 법도 했지만, 어둑한 하늘이 내려앉자, 건물 전체가 푸른빛에 잠겨갔다.

신입은 한참을 바라보다가 숨을 고르며 발걸음을 멈췄다.

마치 건물 자체가 깊은 우물처럼, 지나가는 이를 안으로 빨아들이려는 기운이 느껴졌다.

바람 한 줄기가 스쳐갔다.

손끝에서 봉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 우체국 청년 아니여? 왜 또 왔슈?”

정문 앞에서, 낯익은 경비원이 고개를 내밀었다.

신입은 봉투를 들어 보이며 짧게 답했다.

“ 지하 1호 우편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경비원의 표정은 어딘가 씁쓸했다..

“허허 .. 그 아가씨 요즘 눈에 안보이던데”

“네..?”

신입의 걸음이 순간 멈췄다.

경비원은 더 말을 있지 않고, “다가 아니여-” 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차단봉을 올려주었다. 신입은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천천히 주차장 쪽으로 발걸음을 옯겼다.

내려갈수록 공기는 발밑은 미끄러질 듯 축축했고, 바람은 마치 오래된 우물 속 깊은 곳에서 불어오는 것처럼 서늘했다.


그때. 다른 경비원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

“총각, 지하 1호 맞지?”

그는 손에 큼직 막한 박스를 들고 있었다. 겉면에는 음식점 상호가 희미하게 번져 있었고, 한쪽엔 이미 곰팡이가 번지기 시작한 흔적이 보였다.

“이거 좀 가져다줘, 저 아가씨가 며칠째 찾으러 나오질 않아서 음식도 안 찾아가고, 곰팡이가 슬잖아”

박스를 받아 든 순간, 신입의 손끝이 떨렸다. 묵직한 무게보다 더 무거운 것은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불길한 예감이었다.

나는 지금 어디로 들어가는 걸까

우편물을 전하러 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그림자 속으로 발을 들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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