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뮤지엄 - 281.31km
밤마다 같은 자세로 누워 있다.
창문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그 너머 어딘가에 있을 나를 떠올리며.
습관처럼 재생 목록의 맨 위에 있는 〈281.31km from〉을 누른다.
가사는 늘 반복구절로.
“어떤 노랠 좋아해? 주인공인 건 어때?”
이 가사와 노래를 들을 때면 이상하게도, 세상이 잠시 나를 비춘다.
무대도, 조명도 없는데 내가 주인공이 된 기분이 되어 자신감을 얻게 된다.
새벽 창문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들조차 없고 귀뚜라미만 들리고 고요하다.
나는 늘 이 새벽에 조용히 이어폰을 끼고
[281.31km]을 들으며 따뜻한 이불에 들어가 게으른 아이가 되어 책을 펼친다. 때론 이 가사의 주인공은 책의 등장인물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소통하다 보면 매일매일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내 친구 같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도,
같은 밤이 흐르고 있을까?
너는?
어떤 노랠 좋아해?
이런 장난은 어때?
거기 날씨는 어때?
주인공인건 어때?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문득, 책에도 묻게 된다.
나는 오늘도 배시시 웃으며 이불속에서 그 노래를 들으며 책을 펼친다.
작은 속삭임이지만 공통점은, 그 물음표 끝엔 항상 누군가를 가리켰다.
내가 중얼거린 게 너의 이름이 되고, 내 이름이 될 수 있다.
매일 이 가사로 마무리를 짓고 새로운 답변을 하면서 맞이하는 하루를 만들어주는 내 활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