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
불안은 대체로 부정적인 단어로 여겨진다.
우리는 늘 그것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속 ‘불안(Anxiety)’이라는 캐릭터는 그 통념을 뒤집는다.
불안이는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에 새로 등장한 감정으로,
겉으로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려 애쓰는 ‘통제의 화신’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이 캐릭터가 라일리의 마음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모든 순간을 걱정하고, 실패를 상상하며, 과거의 감정을 내쫓는다.
그러나 영화가 끝날 무렵 우리는 깨닫는다.
불안이 가 단지 라일리를 망치려는 존재가 아니라,
“더 나은 자신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한 감정”이었다는 사실을.
이 장면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말한 인간 본성의 핵심과 닮아 있다.
그는 “인간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느낄 때 불안이 줄어든다”라고 했다.
불안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아직 자신이 중요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을 때 생기는 감정이다.
즉, 불안은 우리가 여전히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생존 본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 속 불안이 늘 말하듯,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야.”
실제로 데일 카네기도 불안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를 괴롭히는 걱정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걱정이 우리를 준비시킨다면, 그것은 쓸모 있는 감정이다.”라고 썼다.
결국 문제는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
라일리는 불안이 자신을 조종하려 할 때 혼란스러워했지만,
결국 그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한층 성숙한 인물이 된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불안은 마음의 적이 아니라, 자신을 점검하게 하는 내면의 코치다.
《인간관계론》은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불안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인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이다.
자기 내부에 과도하게 집중할수록 불안은 증폭된다.
하지만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을 때
불안은 점점 현실적인 에너지로 바뀐다.
인사이드 아웃의 마지막 장면에서,
불안은 라일리의 감정 조정 콘솔에서 다른 감정들과 나란히 선다.
이제 그녀는 공포, 기쁨, 슬픔, 분노와 함께 ‘팀’이 된다.
그건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자리 잡게 하는 과정이다.
결국 불안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 혼란이 끝나야 비로소 우리는 성장한다.
불안이 없었다면, 우리는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안이 없었다면, 더 나은 관계를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안은 적이 아니다.
그건 단지, 우리가 여전히 ‘잘 살고 싶다’는 신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