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얼굴

민혜경을 아시나요?

by 질풍가도

‘내 사랑 어디쯤에 있나, 밤은 더 외로워만 지고~’


그 당시에는 왜 민혜경 노래가 그렇게 좋았던지 지금도 의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선배들도 다 좋아했던 노래였다. 99학번이자 마지막 90년대 학번이지만

그래도 그때는 기타 치고 노래하던 세대는 아니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우린 그렇게 놀았다.


술만 먹으면 근처 자취방에 몰려가 밤새 기타 치며 같이 노래 불렀다.

당시에는 피시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쌈장이 더 이상 먹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우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고, Y2K로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세상에서 말이다.

그래도 그게 좋았었다. 새내기 때 철이 아직 덜 들어 특별한 고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몰려다니는 친구나 선배들도 하나같이 다 좋았던 시기였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겠지만 당시에는 ‘선배님~’이라는 마법의 단어 하나면

밥이며 술을 항상 먹을 수 있었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뭐가 이쁘다고 친구들한테 돈까지 꿔 가며 우리를 먹였는지 지금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악성 곱슬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스트레이트 펌으로 머리칼을 녹여가며 지냈던 부산 사나이 성우형,

우락부락하게 생겼지만 엄마처럼 잔소리대마왕이었던 도도형,

같은 고등학교에서 같이 상경한, 얼굴이 넓어 가오리라는 별명이 붙은 진우까지

옛 생각이 나 다시 민혜경의 ‘보고 싶은 얼굴’을 틀어보지만 그런다고 옛사람들이 다시 내 옆에 있는 건 아니니 더 씁쓸해 오늘은 술 대신 커피로 옛날을 달래 본다.


누구에게나 모두 보고 싶은 얼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노래 제목을 잘 지은 것 같다. ‘보고 싶은 얼굴‘이라는 노래와 보고 싶은 얼굴들

아쉬워도 오늘은 자기 전에 누워서 민혜경 노래를 듣고 자야겠다.


‘수 없이 많은 밤은 가고 마음은 그대 향해 있어. 서글퍼 눈물이 흘러도 보고 싶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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