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by 헤네시스 N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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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내 정신을 빼앗아 조종하려는 악마가 존재한다. 내 자유의지를 거부하고, 내가 정해진 길을 가도록 유도한다. 이윽고 내 존재의 부정을 증명하려 한다. 내 과거를 스스로 합리화하게끔 만들어 나를 내 과거에 대한 함수로 만들려 한다. 나는 이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내 인생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속성이 있으며, 내가 주체로 살아왔다. 내 자아를 지키기 위해 과거와 현재의 연속성을 스스로 설득해야 하고, 그렇기에 과거를 합리화해야 한다. 한 인간의 현재는 과거 자신과 과거 자신을 해석하는 방식으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유롭지 않다. 과거의 자신이 현재의 자신과 연속성이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는가. 데카르트 이후, 현재의 나를 제외한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자신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연속성에 기반한 정의는 완전할 수 없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은 현재의 자신으로만 정의되어야 한다. 이때 자신은 다시 태어나며, 악마로부터 자유로워진 존재로 거듭난다. 과거의 자신을 합리화하지 않으며 현재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 과정을 변화라고 부른다면, 변화할 줄 아는 사람만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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