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는 연습, 새벽 7시의 종로

— 목표를 세우는 나만의 방식

by 티앤티앤

새벽 공기를 가르며 학원으로 향하던 길,

강의실 문을 열 때마다 나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곤 했다.

나보다 훨씬 먼저 도착해 이미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

빳빳한 와이셔츠 깃을 세운 직장인부터 두툼한 문제집을 넘기는 학생들까지,

그곳에는 저마다의 사정과 하루를 안고 조용히 깨어있는 이들이 모여 있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볼 때면 세상 성실함 앞에

마음이 숙연해졌고, 동시에 적잖이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놀라움은 이내 기분 좋은 뿌듯함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먼저 깨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따스한 위로가 되어 돌아왔다.

누군가와 함께 걷고 있다는 동질감과 남들보다 한 발 앞서 하루를 열었다는 뿌듯함은,

나를 다시금 책상 앞에 바짝 앉게 만드는 기분 좋은 온기가 되었다.

나 또한 이 치열한 새벽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며 나는 나 자신과 한 가지 분명한 약속을 했다.

어떤 일을 시작했다면 적어도 1년은 해야 비로소 무언가를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늘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만들었다.
언제까지 완벽해지겠다는 다짐 대신

‘1년 동안 포기하지 않기’,
‘수업의 80퍼센트는 꼭 참여하기’ 같은 약속들.

그것은 나 자신과 맺은 소중한 신뢰의 기준이었다.

그 약속들은 나를 조급하게 만들지도, 스스로를 몰아붙이지도 않았다.
그저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게 만들었다.

그런 성실함이 켜켜이 쌓여 1년이 지났을 때, 나는 멈추는 대신 다시 1년을 더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소박하고도 단단한 다짐들이 매일 아침 나를 깨우는 다정한 동력이었다.


나는 그 고요한 새벽들 속에서,

멈추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도착한다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귀한 문장들을 배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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