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이 보는 영화 자막의 신세계

by 운틴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접한 글을 소개하려고 한다. 2025년 칸라이언즈 3개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탄 작품인데 그 내용은 청각장애인의 영화 감상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꾼 새로운 자막 시스템이라고 한다.(https://blog.naver.com/stussyblog/223977439399


?src=%22https%3A%2F%2Fblogthumb.pstatic.net%2FMjAyNTA4MjBfOSAg%2FMDAxNzU1NjkwOTE4NDU0.Y2M9qvVv7936VoHcgz3M_UYU6vxVvxXpYtBnH4xEj1gg.ZrcJw4KKeeq5-gFooPBjIB_1F67tN0WbTPQSh_HG0Nsg.PNG%2F%25BD%25BA%25C5%25A9%25B8%25B0%25BC%25A6_2025-08-20_%25BF%25C0%25C8%25C4_8.54.46.png%3Ftype%3Dw2%22&type=ff500_300



최근에 브런치 글에서 영화관에서 자막 안경을 쓰고 한국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오늘 읽은 칸광고제 수상작의 내용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미국 시카고 청각협회에서 지적한 자막 시스템의 문제점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등장인물의 대사와 자막이 맞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의 독특한 성질이나 감정이 전해지지 않는다, 자막만 보면 누가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 세가지는 청각장애인이 자막이 있는 한국영화를 볼 때 당연하다고 여겼고 자막을 더 이상 개선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년 이상의 연구 개발과정을 거쳐 청각장애인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여러 영화에 실험을 한 결과, 위의 세 가지 문제점을 개선한 자막 시스템을 만들었다. 동적인 텍스트를 애니메이션과 결합하여 무서운 분위기나 인상적인 대사를 처리했다. 목소리의 크기나 음색은 자막을 두껍거나 얇게 쓰고 자막의 움직임을 변화시켜 대사를 다르게 표현했다. 목소리가 굵은 남자의 대사 자막은 두껍게 표시되었다고 상상만 해도 벌써 영화가 재밌게 느껴진다. 영화에서 각기 다른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자막에 다른 색깔을 입혀서 띄우면 청각장애인은 말하고 있는 사람을 다르게 구분하며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랑프리 수상작인 <Caption With Intention> 영상을 잠깐 보니 자막이 대사의 속도에 맞춰 배열되고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커지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이 자막도 커진다. 각기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자막의 색이 변한다. 영상을 보면서 자막을 보는데 자막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글자에 온갖 감정이 실려 있다. 미국 영화의 영어 자막만 보았지만 한국 영화로도 충분히 잘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상상도 못했던 일을 우연히 발견하여 뛰어오를 듯이 기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장애인이 소외되고 청인들이 느끼는 만큼의 감상을 농인이 느끼지 못 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당연한 게 아니었다! 아직은 농인이 한국영화를 자막 안경을 쓰고 일반 영화관에서 청인과 같이 볼 수 있는 단계지만, 자막에 감정이 실리고 소리의 크기도 반영되어 자막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배우들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장애인도 같이 보는 동시관람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