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니

by 운틴

우리 회사 연수원에는 장애인실이 있다. 이 방의 샤워실에는 유리문이 없고 앉아서 샤워를 할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샤워기의 높이도 낮다. 세면대의 높이도 조금 낮아서 휠체어를 타고도 사용할 수 있다. 방에 있는 책상(또는 화장대)은 살짝 건드려도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다. 연수원에 갈 때마다 나는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 다른 사람과 숙소를 같이 사용하지 않고 혼자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왜냐하면 근무 시간이 끝난 후 쉬는 시간에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면 보청기를 빼놓고 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계속 대화를 할 경우에 대비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나도 모르게 거슬리는 소리를 내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서 혼자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혼자 숙소를 사용하면서 걱정이 되는 부분은 혹시 밖에 불이 나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혼자만 못 들어서 대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연수원에 갈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교육을 받으러 연수원에 갔을 때 무심코 고개를 들어 벽에 붙어 있는 기구를 발견했다. 이 기구는 90도 방향의 두 벽에 붙어있었는데 용도에 대해 생각해 보니 화재를 알리는 비상등이었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기구뿐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설비도 있는 장애인실이었다.


화재가 일어나면 벽에 붙어있는 등에서 빨간 불이 깜빡거리면서 비상상황임을 알린다. 이런 장치는 청각장애인이 사는 집에 많이 설치가 되어 있는데 흔히는 밖에서 초인종을 눌렀을 때 안에서 불이 반짝이는 것으로 방문자가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초인종 소리가 아주 큰걸 설치하거나 방문자에게 도착 시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으로 준비를 한다. 연수원에서 방에 설치된 비상등을 보고 회사에 대한 신뢰가 매우 두터워졌다. 이렇게까지 장애가 있는 직원을 배려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회사 연수원은 지난 2021년 12월 경에 문을 열어 생긴 지 얼마 안 된다. 다른 회사 연수원은 생긴 지 오래된 곳도 있을 텐데 우리 회사처럼 장애인실이 따로 있는지 지체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등을 위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만일 그런 설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회사 차원에서 점검하여 장애가 있는 직원이 연수원에서 교육받을 때도 안전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숙박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P.S. 한 해 동안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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