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산출물을 유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디자인은 정성적인 측면이 있다 보니까, 정량적인 데이터로 뒷받침할 수 있으면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지금 재직 중인 회사는 데이터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전에는 데이터를 봤다고 한다. 나는 그 사실도 몰랐다. 공유를 안해주셔서… 나는 우리 회사가 데이터를 하나도 안 보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름 의지 했던 PM님이 나가시게 되면서 내게 인수인계를 어느 정도 해주셨는데, 그 때 알았다. 에어브릿지라는 툴로 데이터를 어느 정도 계속 살펴보고 계셨다는 걸… 근데 왜… 공유를 안하셨을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전에 계셨던 시니어 디자이너분께 데이터 보면서 UX 설계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달했었으나, 그 당시 시니어 디자이너분과는 디자이너의 방향성이 너무 달랐다. 그렇기에 내가 이러한 갈증을 가지고 있는 게 PM님께까지 전달되지 못했던 게 이유였을까 괜히 탓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회사 합병 이슈가 있었고 합병되는 회사에서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 희망도 잠시, 비즈니스 방향성이 바뀌어 다시 신규 서비스를 설계하는 입장에서 사용하던 데이터 분석 툴을 연장하지 않고 계약 만료 결정이 떨어졌고… 그러면 이전 데이터라도 보고 싶었으나… 이마저도 설치만 해놨었을 뿐… 이를 분석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서 또 다시 정량적인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무에 도입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없겠구나 좌절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 앉을 내가 아니기에, 그렇다면 설득력 있고 논리적인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UX심리학을 알게 되었다.
UX 심리학은, 사용자의 행동과 경험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의 사용성과 만족도를 개선하는 학문이다!
UX에 대해 공부를 하다보면, 제이콥의 법칙, 밀러의 법칙 등 수많은 법칙과 도널드 노먼의 UX 인지심리학 기본 개념 등을 마주하게 된다. (듣기만 해도 뭔가 머리가 아픈 이름이다. 굳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나 또한 그랬다. 그저 그리는 디자이너가 아닌 사고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정말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서 UX 공부를 하게 되었다.
책도 읽고, 여러 아티클도 보고 했지만 무수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데이터 분석 공부도, 실무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우선 기본 개념부터 제대로 인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문적인 UX 디자이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UX심리학이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UX심리학을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이너로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게 사용자(유저)이기 때문이다. 인지 심리학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에 적용하면, 유저가 어떤 액션을 하는데 있어서 유저가 무슨 생각을 할지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동선으로 나아갈지 등을 UX 인지심리학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사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유저가 우리 서비스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고, 처리하고 받아들일지 이를 기반으로 설계하면 사용자의 편의성과 서비스의 의도를 유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무에서 적용하는 것이 어려웠다. 예를 들어, 파레토 법칙 같은 이론을 우리 서비스에서 어떻게 반영할지, 내가 이 이론을 충분히 반영해서 설계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은 파레토 법칙이 무엇인지도 모를 텐데, 내가 이 전문적인 법칙을 말한게….설득은 커녕, 괜히 있어보이려고 저렇게 말하는 거라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 도움을 받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공부할 수는 있겠지만, 이 개념이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가장 알고 싶었기에 UX심리학 스터디를 알게 되었고 33기 기수에 참여하여 직접 배워보고자 했다.
약 한 달간 UX심리학 33기 스터디를 통해 각 개념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내가 디자인한 서비스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 스터디의 가치는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시키고 싶은지에 따라 나타날 것이다.
나의 니즈는 이론을 실제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사례를 공부하는 것, 이해 관계자들에게 내 디자인을 어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최대 목표는 성취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이해하는 것은 내 몫이다. 스터디 종료 후에도 서비스 분석을 하면서 여전히 정리한 노트를 보며 이게 맞는 걸까? 찾아보면서 복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내 공부용이라 생각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UX심리학 개념과 서비스 분석에 대한 정리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