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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나는 더 이상 쌈닭이 되지 않기로 했다

� 《늦깎이 디자이너, 성장할 틈을 찾아서》

by Shelby

◉ "기획자와의 갈등, 그리고 무시"

B2C 조직에서 새로운 기획자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마케팅 출신으로, 기획 경력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8년차라고 소개하며 나를 가르치려 들었다. 나는 이미 PM님과 면담을 통해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 범위를 설명했고, UXUI는 단순한 비주얼 작업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그에게 내 의견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 "이직을 결심하다"

나는 이 회사에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UX를 무시하는 기획자, 그리고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조직 구조. 이런 환경 속에서는 내 커리어가 ‘물경력’이 될 위험이 너무 컸다.

그 순간부터 나는 이직 준비를 절실하게 시작했다. 나를 소비하는 조직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킬 조직으로 가기 위해.



◉ "쌈닭이 아니라 디자이너로"

이제 나는 싸우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나를 인정해 주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 줄 곳을 찾기로 했다. 나의 역량을, 나의 UX적 사고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으로.




◉ 이직 성공 : 내가 생각했던 기획자와 만나다. 그리고 깨닫다.

이직에 성공했고, 이번에는 UXUI 디자이너의 역할과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의 확장 가능성을 이해하는 기획자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우선 나는 UXUI 포지션으로 합류했기 때문에 큰 설계는 기획자님이 진행했고, 세부 플로우와 UX 구성은 내가 주도할 수 있었다. 드디어 의견을 주고받으며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환경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 오픈과 안정화 단계를 거치며 나는 깨달았다. ‘아… 내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확장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구나.’ 과연 내가 진심으로 그 길을 가고 싶은가, 그리고 지금 환경과 내 열정을 고려했을 때, 나는 UXUI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조차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스스로에게 생겼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우선 UXUI 디자이너로서의 롤을 확실히 하자.’



어쩌다보니 푸념의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 글 이후로 푸념의 글은 작성하지 않을거다. 푸념을 쓰는게 과연 좋은 글일까? 했을때 시리즈를 쓰면서 아니였다. 그래서 그냥 작성했던 글도 지울까 하다가 안지우고 끝까지 이어간건, 참...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대로 뜻대로 성장하는게 쉽지 않다는거. 지금도 생각보다 다른 환경에 또 무너지고 속상해 할 때가 많은데, 그럼에도 과거를 되돌아보며 내가 열심히 나아가려고 노력했던 걸 잊지 말자! 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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