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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글 Oct 18. 2021

철거

철거촌의 길고양이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모두 떠나고 인적 없는 거리에서

부서지고 무너지는 삶


어디도 갈 수 없는 우리는

밥 주던 대문 앞에 멈추어

기다려보고

서성거리다

갈 곳이 없어

다시 기다립니다.


당신이 잊어도

가라 내쫓아내도

우리는 여기서

우리의 하루를 지키며

아직 살아있어요.


측은지심이 포클레인에 찍혀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잔인한 철거

재개발은 공존 위에 세워져야 하는데

허허벌판

외로운 봄이들의 간절한 눈물이 모이면

우리도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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