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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글 Oct 19. 2021

하지마비 고양이

행복이 이야기

2018년 3월 8일 교통사고를 당한채 쓰레기 틈에 버려져 울고 있던 행복이는 고고쉼터에 제보가 들어왔는데 구조에 나서 주는 사람을 찾지 못해 동구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그대로 살처분되게 하기에 너무 마음이 아파 구조자를 계속 찾았습니다. 6일이 지나서야 이지현님이 이동 봉사자를 구하셔서 데리고 나와 병원에서 치료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당시 동구협에서 오줌똥에 범벅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쳐 행복이는 하지마비가 되었습니다.


모금 봉사자를 찾아 길친모금으로 치료비를 마련하여 치료받고 임보처나 입양처가 나오지 않아 좁은 입원장에서 지내게 되었지만 행복이는 사람만 보면 만져달라고 발라당 눕고 애교가 많아 간호사님들의 이쁨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파랑새 소장님이 보시고 안쓰러우셔서 파랑새 쉼터에서 품어주셨습니다.


뒷다리를 끌면서 앞다리로 다니면서도 어찌나 빨빨거리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참견하고 다니는지 기특하고 밝은 아이였습니다.  친구들과 지내게 되어 행복해 보여서 너무나 마음이 놓였었습니다.


유모차를 타고 산책 가자고 소장님에게 조를 때면 어찌나 영특한지 꼭 말을 하는 아이 같았대요.


한국에 나가서 행복이를 보러 가려고 연락을 했는데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소식이 와서 병원으로 가서 보니 산소방에서 숨을 힘겹게 쉬고 있었어요. 눈은 선하고 어찌나 순둥한지 ... 눈을 맞추고 아가 살자 했는데 다음날 별이 되었다는 소식을  울어서 목이 쉬어버리신 소장님이  전화로 알려주셨어요.  행복이 찍어준 사진과 비디오도 여러 개 받고 보니 사는 동안 짧았지만 사랑받고 잘 지내다 간 것 같았습니다. 구조부터 마음을 준 아이라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제는 고양이 별에서 두발로 자유롭게 걷고 거기서도 금방 친구 많이 사귀었을 거 같아요.  유모차 타고 다니는 모습을 그리려다 행복이가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모습으로 바꿔 보았습니다.


사고를 당하고도 사람을 좋아하고 항상 밝고 즐겁게 소박한 행복에 감사하던 행복이.

더 살다 가지. 길 친분들이 널 얼마나 사랑했는데... 널 살리기 위해 구조자 이동 봉사자 모금 봉사자 모금에 참여해주신 분들 그리고 파랑새 소장님. 다들 많이 애써주셨는데...


잘 지내지?  아가!

짧았던 지구여행에 행복한 추억만 가져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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