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남의 불행을 즐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by Sean

우울증 브이로그가 잘되는 이유, 고독한 솔로 브이로그의 조회수가 높은 이유, 금수저 브이로그에는 악플이 달리는 이유, 나의 정리해고 브런치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유. 사람들은 남의 불행을 즐긴다. 즐긴다고 하면 너무 자극적이려나, 하지만 불행한 사람을 위로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를 알고 '나는 이러지 않아서 다행이다'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래서 행복할 때 나를 위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나오는 거겠지.


여기서도 느낀다. 캐나다에 있는 한국인과는 교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기 때문에 나의 한국인 인맥은 매우 제한적이고,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만나면서 다양한 화음을 만들어 내기도, 삐걱거리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중 다른 친구는 항상 말로는 '나를 응원한다'라고 하지만, 나는 그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나와 은근 경쟁하고 싶어 하고, 나보다 더 빠르게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를 궁금해하는 것보다 '나의 구직 상태'를 궁금해한다. 은연중에는 '내가 잘 안 됐으면'하는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넘겨짚는 거일 거라고 수없이 생각하며 그 친구와의 만남을 이어갔지만, 만날 때마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인 게 느껴지고, 내로남불로 이야기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혼자 쌓아두는 내가 싫었다. 그냥 저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일도 유독 그 친구한테만은 되지 않았다. 아마 우리는 그냥 그렇게 맞지 않는 부류의 사람인 거겠지(사람으로서 그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냥 우리는 안 맞는 사이일 뿐).


나는 자기 객관화가 100% 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너무 이기적이기에. 그래도 어느 정도 자기 객관화가 되어 있는 사람이랑 어울리다가 이런 메타인지 자체가 없는 사람과 어울리려고 하니 내가 너무 지쳐버렸다. 어쩌면 자신도 자신을 잘 알지만,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솔직하고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더 좋다. 캐나다에 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깨달은 점 중 하나는, 사람을 억지로 끊어낼 필요는 없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연락을 해서 만나거나 '굳이'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등 나를 소중히 하지 않는 짓은 안 한다는 거다. 싫어도 만나야 하는 게,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심어주는 게(의도가 어쨌든 내가 느끼는 거니 상관없다) 너무 싫어도 억지로 만남을 이어가던 날들을 겪고 나니 이제 그러기 싫어졌다. 나의 인간관계는 각자 저마다의 색깔로 다 소중하지만, 나는 이제 나를 더 챙기기로 마음먹었을 뿐이다.


나의 불행에, 나의 슬픔에 '공감'하는 척, '위로'하는 척 나의 구직 상태를 은연중에 떠보고, 은근한 기싸움을 걸기에 이런 관계에 환멸이 난 나는 그 친구와의 연락은 잠깐 쉬기로 마음먹었다. 내 신경을 살살 긁는 말투(의도가 어떤지는 모르겠다)를 사용하면 나는 신경이 긁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맞는 사이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나 또한 성질머리가 없는 편이 아니기에 그 친구가 걸어오는 기싸움(이것도 의도를 모르겠지만 나의 2n 년의 데이터가 말해준다)에 져줄 생각이 없다. 그러니 한 명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그 친구와 거리를 두기로 마음먹었다. 분노는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나의 지금 이 상황에서는 이런 의미 없는 기싸움은 나를 갉아먹을 뿐이고, 분노는 나에게 화병만 심어줄 것만 같다. 그냥 거리를 두고, 관계의 잠깐 쉼을 갖는 것이 나에게 더 이득이다. 자신이 아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나보다 캐나다를 먼저 왔다고 훈수를 두는 사람, 셀 수 없이 이상한 사람은 많지만, 지금은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이고 싶다.


나의 불행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나의 그런 모습조차 사랑해 주는 친구들과 남자친구가 있기에 오늘도 행복하다. 그래도 나는 나의 불행을 콘텐츠로 만들어내면서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쓰며 다가가고 있으니, 어쩌면 정리해고가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됐을지도 모른다(그 친구를 제외하고는!). 나를 위해 무언가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니까. 이런 오늘들이 모여서 나의 미래를 만들어줄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늘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의 루틴을 해낸다.


새롭게 저의 글을 구독해 주시는 분들, 제 얘기를 봐주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제 글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 글자 한 글자 늘 써 내려갑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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