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기에 내가 한결 편하다
캐나다 영주권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캐네디언 남자친구가 있기에 그의 서포트를 받아서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어서 걱정이 덜하다. 지금 나의 상황에서 영주권 신청은 꿈도 못 꾸는데(백수이기 때문에), 나의 남자친구가 있기에 직업의 유무, 직업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남자친구는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 날부터 내가 캐나다를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영주권을 따기란.. 영어를 거의 원어민처럼 구사하고 프랑스어도 B2 레벨은 되는 수준에 캐나다에서 경력 2년 정도가 있고, 석사나 박사 학위가 있으면 유리하고, 외국에서의 경력이 있으면 또 유리하다. 또 가족 중에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있으면 좋다, 가산점을 받으니. 말 그대로 모든 것에서 탑이 되어야만 토론토에서 영주권을 딸 수 있는 추세인데, 나는 내가 즐기고 사랑하던 직업도 잃었고 아이엘츠도 기껏해야 7 정도가 최대일 게 뻔하다(영어 성적은 9점 만점에 8~8.5는 돼야 하는 추세).
그럼에도 내가 캐나다에서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는 건 남자친구의 서포트 덕분. 더 절망스러울 수 있었던 나의 캐나다 라이프에서 그가 있기에 직업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살 수 있었고, 정리해고를 당했지만, 거기에서 오는 불안함만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신분에 대한 두려움은 느끼지 않아도 되었기에 나는 그에게 감사하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처음부터 물어봐주고 그렇게 하자고 한 선뜻 제안해 준 그에게 정말 감사할 뿐이다.
한국에서 살면 이게 얼마나 엄청난 기회인 줄 몰랐을 거다. 신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한국에서의 삶과는 다르게, 나는 언제나 신분을 걱정해야 하고 외국인이기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사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나는 4월 1일에 영주권을 지원할 생각이고, 내가 남자친구와 함께 지원할 영주권 프로세싱은 시간이 덜 걸리는 걸로 알려져 있다. 운이 좋으면 두 달 안에도 나온다고 하니, 캐나다에서는 엄청 빠른 경우다.
나는 내가 혼자 진행하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체크해야 하고, 혹시나 잘못될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냥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운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유학생 정책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가져가려는 추세 전에 다행히 유학을 마쳐서 일도 해보고, 점점 어려워지는 영주권을 남자친구와 함께 진행해서 한결 수월해지다니, 모든 타이밍이 참 적절하고 운이 좋다. 토론토에서 영주권을 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영주권까지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곳으로 빠지거나, 악덕 업주 밑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걸 생각하면 나는 이 기회들이 정말 감사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직업을 찾는 거에 있어서 안정적이지 못한 게 너무나도 슬프고 우울했지만, 이렇게 또 글을 써 내려감으로써 지금 내 상황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더욱 겸손해지고 감사하는 삶을 위해 글을 끊임없이 써내야겠다. 감사할 게 많은 인생, 나 혼자 이뤄낸 건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뤄낸 것임을 잊지 말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