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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Jul 26. 2024

은근한 언어차별, 캐나다 차별 누가 없대?

차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내막은 모른다. 여기서 내 또래의 유색인종이라면(여기에서 태어났음에도) 누구나 한 번쯤은 인종차별을 겪었을 것이고, 이민자들에게는 은근한 언어차별이 존재한다. 이민자들에게도 인종차별은 존재하지만, 유럽 국가처럼 아직도 심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도시인 토론토에 살고 있어서 더욱 그렇겠지만.


3개월만 일을 하면 풀타임을 주겠다는 의미 없는 약속을 받았지만, 사실 풀타임을 받는 것은 상관이 없다(이제는). 딱 주 25~30시간만 일하는 지금이 좋고, 번외로 내가 하고 싶었던 잡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딱 좋은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꾸 내 눈치를 보며 풀타임을 곧 줄 거 같다고 말만 하는 상사에게 진절머리가 났고, 풀타임을 주지 않을 거면 나도 내 일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내버려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 4일, 월~목까지만 일을 하게 되어있었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금요일도 일을 하기 시작했고, 다음 주에는 휴가를 가니 나보고 금요일에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그녀. 떠나고 싶어도 잡 마켓이 얼어붙어버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별로 없다(물론 일한 만큼 돈을 더 받기는 한다, 하지만 가끔은 하기 싫을 때..가 호호).


내가 내 영어에 엄청난 자신감이 있지 않아서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여기서 영어를 구사하는 걸 지적하거나 꼭 짚어서 말하거나 평가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차별이고 무례한 짓이다. 그럼에도 나의 상사는 계속해서 '영어가 많이 늘었네' '네가 써놓은 피드백 내가 다시 꼼꼼하게 써야 했어, 아 물론 너의 words를 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피드백 써야 하는 건 꼼꼼해야 하잖아' '아~ 너 지금 ㅇㅇㅇ 발음한 거야? 나는 또 무슨 발음을 하나 했네' 등 그녀에게서 수도 없이 나의 영어를 평가당했다.


내가 원어민인 그녀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면 내가 왜 싫어할까? 사람은 다 느낀다. 저 사람이 어떤 의도로 내게 저런 이야기를 꺼내는지를. 은근하게 기분 나쁘게 말하면서 나중에는 '아, 그래도 너는 이중 언어하잖아~ 나는 그게 참 부럽다니까?'와 같은 말을 덧붙여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마치 언어 차별을 하지 않는 것처럼 포장하고는 한다.


친구들은 단순해지라고 한다. 원어민만 있는 곳에서 비원어민인 네가 일하는 게 대단한 거다, 하고 생각하라고. 처음엔 나도 그게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느꼈지만, 자꾸 나의 모자란 부분을 본다는 것이 꽤나 고통스럽다. 그래도 내일은 주말이니까 또 싸악 잊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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