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 돈에 관한 모든 것
유학이라고 하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천문학적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4년제 유니버시티나 미국 쪽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사실 내가 다녔던 2년제 컬리지도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다른 유학하는 곳에 비하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
나는 패션 매니지먼트를 전공했고, 캐나다 영주권자부터는 내국인 가격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다. 내국인은 한 학기에 보통 200만 원 정도이고, 나는 700~800만 원 정도 들었다. 1년이라고 하면 1,600만 원, 2년제 과정이었기에 학비는 3,200만 원 정도 들었다. 여기서부터 저렴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더 문제인 것은 캐나다 토론토의 살인적인 집 렌트비. 나는 운이 좋게도 방이 하나 있는 콘도에서 살고 있다. 월세는 170만 원 정도.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집 값이 떨어졌을 때 구했기에 이 정도다. 지금은 같은 스펙이라면 월세 200~22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을 렌트해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싸게는 70만 원부터, 화장실이 딸려 있는 마스터룸 같은 경우에는 120만 원까지 다양하다. 지하를 빌려서 사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지하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 여름에는 조금 습할 수 있고, 겨울이 6개월 정도로 긴 토론토에서는 아주 쥐약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베드 버그(빈대)가 있는 곳이 있기에 지하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
생활비 부분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캐나다에서 학생 신분이라면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최대 20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최저시급이 15불(약 15,000원)이고, 20시간까지 한다면, 일주일에 30만 원 정도 벌어서 생활할 수 있다. 여기서 세금이 떼이기는 하지만, 회사마다 주급(혹은 격주급)을 줄 때 베케이션 피를 함께 주기도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15불 최저 20시간씩 일했을 때, 일주일에 약 306불(약 30만 원) 정도 받았다. 그렇게 한 달을 일하게 되면 1,200불(약 12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사람 소비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120만 원 정도라면 나는 충분히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방학 때는 풀타임(40시간)으로 일할 수 있으니, 바짝 일해서 저축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알기론 미국은 학생비자를 소지하고 있어도 따로 아르바이트는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래도 캐시 잡을 잡아서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여기서 캐시 잡이란 주급/격주급/월급을 모두 현금으로 받는 것, 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어서 주 20시간보다 더 일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에 이렇게 하기도 한다. 캐나다는 대부분 2주에 한 번씩 격주급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것뿐 아니라 인터넷, 관리비, 핸드폰 요금 등이 대표적인데,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전기세만 내면 된다. 한 달에 4만 원 정도를 내고 있는데, 이 부분은 룸 렌트에 살게 되면 한 달 월세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전체 렌트를 하는 경우나 친구끼리 전체 렌트 후 집세를 반반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집 계약 전에 어떤 관리비를 내는지 꼼꼼하게 따져 보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는 수도세/전기세/에어컨/히터로 나뉘는데, 나는 저기서 전기세만 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는 인터넷(와이파이) 요금이 비싸다. 1년짜리 프로모션으로 한 달에 3만 원 정도 냈다가 이제 그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서 약 5만 원 정도 내고 있고, 핸드폰 요금 같은 경우에도 단말기 할부금은 이미 끝이 나서 한 달에 약 3만 원 정도 지불하고 있다.
콘도로 들어가기로 했다면, 전기세를 내야 하는데, 각 콘도마다 이용하는 전기 회사가 달라서 그 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가입하는 게 가장 먼저다! (처음에 이런 부분들을 알지 못해서 어려웠다.)
나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싶었지만, 많은 분께서는 이런 세세한 것들까지는 알려주시지 않았다. 그렇기에 늘 걱정하고 고민했는데, 지구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모든 분이 돈 때문에 좌절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좋겠는데,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점점 몸으로 느끼고 있는 나는 오늘도 마음이 씁쓸하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좌절하는 분이 생기 시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유학 비용을 알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용기 내어 써본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보다는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