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랑 인스타툰을 하기로 했다

by Sean

두 살 터울의 언니는 성격도 옷 입는 것도 다 다르다. 언니는 엄마의 성격, 나는 아빠의 성격을 닮았다. 늘 무던하고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언니, 불 같고 말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언니,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 아이디어가 없는 언니, 아이디어만 많은 나.


욕심 없이 그저 그런 삶도 좋은 언니와 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다 하고 싶은 나. 그런 내가 늘 인스타툰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내가 그리는 그림은 한계가 있었다. 딱히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욕심도 없고.


욕심 없는 우리 언니가 가장 욕심내는 건 바로 그림. 욕심 많은 내가 욕심부리지 않는 건 바로 그림.


그런 언니에게 내가 인스타툰을 그려보자고 했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아서 인스타툰은 그리지 못하겠다고 했던 언니에게 내가 아이디어를 주기로 했다. 캐나다에서의 이야기를 언니와 진솔하게 풀어가기로 했다. 물론 나의 이야기, 나의 아이디어를 언니가 그려낼 예정이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내가 스토리보드까지 만들어서 준 상황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언니와 함께한다는 즐거움.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고 서로 다른 나라에 살고 있지만 언니랑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낯간지러운 말은 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고, 내가 캐나다로 가겠다고 결정했을 때 누구보다 가장 서운해했지만 나의 미래를, 나의 꿈을 가장 응원해 주던 사람. 아빠의 허락을 받기 위해서 친구 대신 선택한 사람이 언니였지만, 누구보다 좋은 여행 메이트. 언제나 나의 최고의 여행 메이트는 나의 언니일 것이다.


언니와 함께 다니던 여행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오늘. 언니와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어떤 그림체로 또 일을 벌일지 설레기만 한 날들이다. 부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내는 의지를 가질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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