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작 햇수로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6년.
일기를 조금 더 빨리 만났더라면 나의 10대는 조금 더 잠잠했을까 싶다.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해서 방황하고 혼란스러웠던 나의 10대.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항상 자기의 마음을 잘 돌보고 일기를 써보라고 추천한다. 그중에서 내 말을 듣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지만.
혹시 자기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고 너무 괴롭다면 일기를 써보라고 말하고 싶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누구도 보지 않을 책에 헌신할 만큼 자신의 삶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 글을 읽고 난 후 나는 마음이 뭉클해졌다.
쌓여가는 나의 일기는 나에게 곧 '나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나에 대한 나의 사랑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도구이자 증거'라고 느껴진다. 일기장은 나는 내게 가혹할 때가 있어도, 사실은 내 삶은 가치 있고 나 스스로가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너무 힘들 때 찾았던 나의 일기가 나를 살렸고, 이제는 내가 얼마나 성장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도구이자, 또 나의 좋은 동반자다. 일기를 쓰면서 나는 나 스스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해 주었고, 비록 전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던 일기이지만, 나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이자 나의 희망이었다.
일기를 매일 쓴다고 하면 늘 돌아오는 질문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아?'
'무슨 이야기를 써?'
'너의 마음이나 감정에 대해 쓰는 거야, 아니면 하루 했던 거를 나열하는 거야?'
'진짜 단 하루도 빼놓고 쓴 적이 없어?'와 같다.
이런 질문에 나의 대답은 '일기는 아무 형태나 될 수 있다'이다.
하루 했던 일들을 나열하기도 하고, 내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 쓰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 또 막연하게 드는 감사함, 나에 대한 응원, 그리고 또 자조적인 말들, 나에 대한 비난, 열등감 등등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영상을 찍어서 남기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나는 오늘을, 나의 삶을 글로 기록할 뿐이다. 나는 매일 나에게 선물을 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매일 나에게 글을 쓰면서 선물을 주고 있다.
일기 쓰기 전 후로 뭐가 크게 달라졌냐고 물어본다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비로소 나로 살고 있고, 내 내면은 조금 더 단단해졌으며,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은 산더미 같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좋고, 매일 나에게 '일기'라는 선물을 주는 것이 너무 값지고 감사하다.
힘든 마음이 든다면, 인생이 너무 우울하고 슬프다면 일기를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