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팀플이 필요해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하는 날이 있다.
외롭다. 너무 외롭다.
이 감정은 단순히 심심하거나 지루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감정을 나눌 누군가,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감정. ‘사람’이 필요하다는, 아주 본능적인 감정이다.
“나, 일하는 게 너무 외로워.”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은 으레 이렇게 답한다. “야~ 그게 좋은 거야. 나는 지금 혼자 일하고 싶어 죽겠어.” 그러면서 본인의 힘든 상사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맞는 말이다. 그들도 충분히 힘들다. 하지만 내 마음 한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너는 상사가 한두 명이잖아. 나는 클라이언트가 다 내 상사야…”
그렇게 서로의 고단한 노동을 나누지만, 마음의 외로움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는다.
일한 지 5년 차쯤, 본격적으로 이 외로움을 어떻게든 풀고 싶어졌다. 동업자를 찾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건 아니었다.
그보단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내가 해봤던 방법들을 나누고자 한다.
이미 속해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그 안에서 열리는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보자.
예를 들어 스튜디오 렌탈을 한다면, 플랫폼에서 시즌마다 열리는 호스트 네트워킹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비교적 신뢰도 있는 환경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질적인 업무상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아주 매력적인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같은 업종, 같은 지역, 같은 콘셉트의 사장님을 만나게 되면—
‘정보 공유’라는 이름 아래 미묘한 경쟁 심리전이 생긴다.
명함을 주고받고 연락처를 저장해도, 그게 '진짜 연결'로 이어지진 않는다. 예를 들어 내가 핫도그 가게를 운영하는데, 바로 옆 부리또 가게 사장님과 동료가 되긴 어렵다. 결국, 비즈니스 이야기만 하고 돌아오게 되면 쉬는 시간까지 일을 하고 온 것 같은 피로감이 남는다.
그래서 두 번째로 추천하는 방법은, ‘일’이 아닌 ‘사람’ 중심의 만남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다.)
꼭 같은 업종이 아니어도 된다. 비슷한 고민은 공유하되,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게 더 공감될 때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만나냐고?
예를 들면 문토, 프립, 남의 집, 넷플연가, 카카오 오픈채팅, 소모임 앱 같은 곳들이 있다. 대형 포탈의 카페(네이버 카페 등)도 활용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연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중요한 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고르는 것! ‘1인 자영업자 정기모임’처럼 계속 활동을 요구하는 곳보다는, 내 관심사에 맞는 주제나 강의, 네트워킹 모임을 가볍게 시도해 보는 걸 추천한다. 딱딱한 분위기가 부담스럽다면 술과 음식을 곁들인 캐주얼한 모임도 많다.
가장 좋은 점은 내가 가능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좋은 경험을 해보면, 지금껏 가지고 있던 편견은 사라진다.
물론 단점도 있다. 참여비가 들 수 있고, 익명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약간의 긴장감은 필요하다. 비용이 걱정된다면 예산을 정해두고, 주최자에게 문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내가 도전하고 있는 방법이다.
내가 모임을 직접 주최하는 것.
모집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주제를 직접 선정한다. 친구를 통해 인원을 모을 수도 있고, 블로그, 유튜브, 소셜링 플랫폼 등을 통해 오픈할 수도 있다.
잘하면 부수입도 생긴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꽤 잘 맞는 방식이다.
나는 주로 소셜링 플랫폼을 활용한다. 참석자에게 “유익한 시간이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도파민이 폭발한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모두가 관심 가질 만한 주제로 열어야 하다 보니,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주제를 다루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동 녹차’에 대한 모임을 열고 싶은데, 사람들은 대부분 커피에 익숙하니 관심이 적은 경우도 있다. 또 일부 플랫폼은 연애 목적이나 유흥 중심의 성향이 강하여 주제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일명 '빌런'이라고 불리는 참석자의 집중 케어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활동을 하며 가장 뿌듯한 순간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 고민을 해결했을 때. 그리고 또 하나는,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이랑은 마음이 힘든 날, 맥주 한 잔 할 수 있겠다.”
그런 사람이 생기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처음엔 솔직히 나도 편견이 있었다. “친구가 없으니까 저런 데 나가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도 그런 모임에 속해 있는 사람이고,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분명 좋은 사람일 수 있다.
지금은 나에게 그런 동료이자 친구들이 꽤 많아졌다. 함께 여행도 가고, 한강 피크닉도 하고, 서로의 일을 응원하며 지낸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꼭 그런 사람을 만나보길 바란다. 그 시작은 아주 작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연결이, 당신의 외로움을 진짜로 덜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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