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 외스틀룬드, 그리고 헤어질 결심

by 문윤범

https://www.theguardian.com/film/2022/may/28/ruben-ostlunds-triangle-of-sadness-wins-palme-dor-at-cannes


제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영화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에게로 돌아갔다. 루벤 외스틀룬드는 스웨덴 출신의 감독이고 2017년 '더 스퀘어'라는 영화로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칸영화제 기간에 공개된 오피셜 클립 하나를 보면 두 남자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화면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 깊다. 이 이야기는 배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고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칸영화제 기간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경쟁부문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있고, 어쩌면 몇몇의 특별한 선택을 받는 영화가 있을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이 그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그건 감독 혼자만을 위한 상 같기도 하다. 어쩌면 조금 더 특별한 감정도 있지 않을까. 감독이라는 자를 만든 것이 그 혼자만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movie_image (84).jpg 헤어질 결심, 2022/ 박찬욱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역시 영화 시상식 수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 감독으로 안다. 그는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었고 그래서 대중들도 그런 감독 쯤으로 여겼다 한다. 하지만 그의 영화가 작품적으로 더욱 주목받게 된 건 그의 작품에 대해 논한 자들 때문이었다 한다. 프랑스 영화의 누벨바그를 이끈 감독들이 대표적이다.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이고 그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내가 찾는 것은 그래서 프랑스 영화계가 새로이 발전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칸영화제 수상이 대통령이 글을 써 보낼 정도의 추켜세워져야 할 일인가. 손흥민이 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것과 다를 것 없지 않은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던 박지성의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큰 영감을 얻었던가.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활약은 어떤가. 내가 찾으려는 건 칸영화제가 어떻게 하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발전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윤석열은 어쩌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정말 재미있고 멋진 영화였지만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다 쓸어갈 정도로 대단한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했던 '티탄'을 보고는 조금 부족한 감흥을 얻게 됐다. 모두 운명적인 일이었다. 나는 과연 노벨문학상을 탈 날이 올까. 내가 생각하는 것은 먼저 한국인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학은 언어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 것들을 모두 초월할 수 있는 것은 인간애이고 사랑 또는 우정일까.

나를 느끼게 하는 일에 한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감정을 품고 있는 내 안의 것을 전하는 일에 벽 같은 것은 없다 말하고 싶다.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야 하나, 또는 얼마나 더 뛰어난 재능을 길러내야만 하는 것인가. 이런 국제적인 일들은 정치 외교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축전을 보낸 것이 아니었나.

지금껏 최고의 한편으로 기억하는 영화, 안드레이 줄랍스키 감독의 '포제션'은 어떤 상을 받았는가. 굳이 찾아볼 필요 없었다. 나는 그 생각뿐이었다. 그가 그 시절에 이자벨 아자니라는 배우를 만난 것이 진짜 행운이지 않았는가. 그때가 하필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있었던 시대라는 것이 행운이지 않았나. 그 시절에 에이리언과 같은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

내가 그 영화들을 본 것이 행운이지 않았던가. 이 말속에서 내 정치적 재능이 꿈틀대지 않는가. 유럽과 미국의 영화제와 영화 시상식은 왜 한국 영화들을 불렀고 그들은 왜 그곳으로 가는 꿈을 꾸었는가.

그리고 송강호 배우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정말로 뜻깊은 일이다. 조금의 허무함은 남았지만 중요한 건 나는 아직 그 영화들을 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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