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줄여 말하면 그렇다. 지금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하버드 커넥션에 얽혀 있는 것인가?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는 도중에 든 생각이었다. 어쩌면 아이디어라 말하는 게 옳을지 모르겠다. 페이스북의 시초가 된 것이 바로 '하버드 커넥션'이었는데 개인의 사진과 프로필을 올리면 회원에 가입한 사람들은 그것을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들의 대학 생활을 온라인의 세계로 옮겨와 이야기하는 구상까지 한다. 최초의 아이디어는 하버드 커넥션이었다. 그 영화는 마크 저커버그의 하버드대 생활과 페이스북을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는데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세븐', '파이트 클럽', 그리고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을 연출한 데이빗 핀처의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했고 하고 있으며, 또 지금은 인스타그램이 인기인가. 영화에서는 그런 대사가 나온다. 여자들은 하버드생이라면... 하지만 비하할 의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여자에게 차이고 학교 서버를 해킹한 것이 마크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그렇게 보면 많은 인재들을 배출해낼 수 있는 교육기관은 국가에 있어 무척 중요한 것이었다.
내가 페이스북을 처음 하게 된 계기는 파리에서 만난 한 와세다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모두가 페이스북을 하는 분위기였고, 전화기는 없고 유학생들은 그런 식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파리에서의 내 일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커넥션은 인간관계의 폭을 더욱 좁게 하는 부작용도 낳는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도 한다. 한 번 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친구 신청을 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나는 루마니아의 영화배우에게 친구 신청을 했고 한국에서는 부산의 한 정치인에게 요청을 보내 친구 사이가 됐다. 그들의 전화번호는 알지 못한다.
덕분에 난 예술계에 몸담는 듯했고 정치계에도 발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물론 모두 순수한 의도였다. 그 아래에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었을 뿐이다. 그런 식으로 나는 내가 사는 세계를 확장시켜왔다. 이제 와서 그런 변명을 한다면. 그건 결국 하버드커넥션을 넘어, 아니 그것을 탈출하고자 한 의도였다면. 나는 필사적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게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목표였는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의 비즈니스는 모든 순수한 의도들을 배제하고 시작하는 일일지 모른다. 어쩌면 셈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이 얻게 되는 것은 부와 명예인가. 때론 인간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일지 모른다. 예를 들면 정용진의 노브랜드 버거를 먹으며 난 그의 삶을 궁금해한다. 그 가게를 들락거리는 일은 말이다. 그렇게 그의 생각을 읽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마음속 움푹 팬 곳까지 들어가 모든 것을 장악해버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누구든 노브랜드 버거 레시피의 일부를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들의 햄버거를 바꾸지는 못한다.
하버드 최고의 엄친아들과의 소송. 주인공 역시 하버드대생이지만 그 안에서도 일류라 손꼽히는 그룹이 있었다. 영화에는 어떠한 전통에 대항해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정신이 존재했다. 하지만 눈앞에서 어른거리다 사라지는 것은 정의였고 진실이었다.
마크가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그 과정이 결코 온당치만은 않다.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방식이었다. 결국 그는 하버드 커넥션이라는 아이디어를 자신에게 말한 윙클보스 형제에게 합의금을 물어주기에 이른다.
그리고 냅스터의 숀은 Thefacebook에서 'the'를 빼라고 충고한다. 페이스북이 완전히 마크의 것일 수만은 없다는 의미일까. 그건 이 세상 유일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나는 가끔 이름 석 자를 가진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페이스북을 하는 이상 그가 설계한 세상을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세계의 확장이란 것도 결국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나는 평생 그를 잊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 블로그, 페이스북, 이제는 카카오 브런치까지. 그러나 내가 사는 세상은 다양하고 많다. 그런데 오직 단일한 국가의 국민으로만 존재하며 우리 꿈은 제한되고 있었던 건지 모른다. 마크 저커버그 역시 결국 하버드대를 중퇴하며 자신의 길을 걷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