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윤범b Aug 26. 2022

국민의힘 문무성 TV 제1화


<에비앙과 이준석>


손에는 에비앙 물 한 병이 쥐어져있다. 오래전 국회의원 김무성 사무실이 있던 건물 앞이다. 바닷물이 벽에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 곳이다. 바다 건너 자갈치 시장이 보이는 곳이다. 영도대교 아래다.


MBN 뉴스 기사는 이준석이 윤석열을 절대자로 표현한 것에 대해 독재자를 연상케한 것이라 분석한다. 나는 그것이 지나친 표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철수는 그런 말을 했다. 사실 이준석 전 대표가 하는 말에 자신은 큰 관심이 없다 말한다. 같은 당에 속해 있으면서도 서로 무관심하다는 뜻인가. 


"조용히 싸우려는 자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죠. 목청 높여 싸워야 사람들이 봐주고 그래야 당이 힘을 얻는다 믿는 것일 수도 있는 거죠. 저는 안철수 이준석의 싸움은 성격의 차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윤석열 이준석의 싸움은 조금 다르죠. 세대 차이는 잘 모르겠고, 그럴 수도 있지만. 모두 젊은 세대들의 힘, 중요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그들을 설득하거나 이끄는 일에 방식적인 차이가 있고 그래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대통령으로서 당 대표로서 국가와 정당을 이끌어가는 자리에서 서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계속 개입하게 되는 거잖아요. 지금 그림이 너무 좋지 않아요."


갈매기들이 날아간다. 한 대의 배가 지나가며 큰 물결이 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그렇게 평가했는데, 이준석은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에 자신만의 역할을 했다. 저도 동의해요. 알력 다툼 같은 게 당이 하는 일을 어떤 흥행성 같은 것을 가져올 수 있고 사람들 눈을 집중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있으니까요. 지금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상태다 이렇게 평가할 거예요. 이 바로 전에 박지현 당대표 출마 문제로 더불어민주당이 위기에 있었던 것처럼요. 양당 체제가 되어 싸우는 걸 못하게 하니까 안에서 싸우려는 움직임 같기도 해요. 둘로 나뉘어 싸우는 걸 저는 늘 좋아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걸 막을 수도 없다는 걸 알아요."


낚시꾼의 모습이 카메라 끝에 걸렸다 사라지고 카메라 밖에서 그가 한마디를 한다.


"유튜브해요?"


무슨 콘텐츠냐고 묻는다. 정치 이야기도 하고 먹을 것도 비추는 그런 것을 할 예정이라 말한다. 처음 영상은 생수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카페나, 아니 낙지볶음집 같은데서 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오늘이 처음 찍는 영상이라 말한다.


"보수 유튜버? 아니면 진보 쪽인가?"


그런 싸움을 하지 못하게 해 안에서 둘로 나뉘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낚시꾼은 그렇게 물은 뒤 그저 껄껄 웃을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어떤 물고기가 잡힐까.


에비앙 한 모금을 입에 적신다.


"저는 이런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고요. 그럼 어떻게 싸워야하나 이런 것들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고. 정치도 어차피 연출이잖아요. 인생이 드라마인데. 잘하는 연출이 필요한 거죠. 어떻게 관객들을 움직이게 할까."


바다는 다시 고요해졌다. 카메라 렌즈를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 85번 버스가 다리 위를 지나가고 몇몇의 사람들이 다리를 건넌다. 걸어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끝에는 가수 현인의 동상이 있다.


"조금 더 현명하게 생각합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전 당 대표가 다시 서로를 이을 다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좀 걸을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영도대교를 걸으며, 남부민동의 높은 곳까지 자리잡은 집들을 비추며 영상은 끝이 난다.

작가의 이전글 바츨라프 강인지 블타바 광장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