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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b Aug 30. 2022

'춘천가는 기차'

https://youtu.be/Qi6Yqlzd


춘천가는 기차에서 잠이 들었다. 그 노래는 김현철의 것이었는데 꿈속에서 그 노래는 나희경이라는 가수에 의해 불리고 있었다. 브라질의 뮤지션들이 연주를 한다. 꿈이 아니었다. 사랑에 빠진 듯한 착각에 나는 현실에 있지 않은 듯 괴로워도 슬퍼도 않는다. 


"술 한잔 마시고 싶어."

"집에 가야 돼. 뿌꾸가 기다리거든. 밥 줘야 돼."


보사노바는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을 뜻한다. 그 노래는 많은 이들의 추억이 담긴 음악일 테지만 곧 새로운 경향을 맞이한다. 충분히 낭만적이고 매료될만하다. 처음 그 멜로디를 들은 브라질의 뮤지션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그들에게 호수를 보여주고 싶다.


"춘천은, 5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이야."

"넌 참 건조한 계절에 사랑했구나. 결국 불이 났겠지. 소방관들이 출동했을 테고, 뉴스 기사에는 대문짝만하게 났겠지. 300그루의 소나무가 불타버렸다."


그때의 여행을 떠올린다. 창문에 얼굴을 기댄 채 멍한 시선으로 창밖을 보던 눈. 가방에 넣어둔 초콜릿을 꺼내 먹으며 달콤해했던 기억. 실은 배가 고파 견딜 수 없었던. 


"우린 언제 사랑할까?"

"사랑은 현실이야. 그런 노래나 듣고 있으면 아무도 못 만난단 말이야. 차를 사. 그리고 더 자유롭게 달려. 그래야 여자들이 좋아한단 말이지."

"넌 여자 아니냐?"


20대의 우리는 그럼 어떻게 사랑했나. 흰 운동화를 신고 어떻게 그렇게 걸었나. 지갑에 챙겨 넣은 현금들은 모두 어디로 갔으며, 나는 왜 포인트 적립을 이유로 카드를 발급받는가.


청춘이 지나면 사랑은 그렇게 산불처럼 불태워지는 것인가. 그 커다란 국가적 손실에도 왜 좌절하지 않는가. 마음속에 있던 소나무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가. 


"브라질에 소나무 심으러 갈래?"

"그러든지, 그러든지 말든지."


그러든지, 그러든지 말든지. 기차를 타고 가든 버스를 타고 가든. 어차피 난 다시 돌아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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