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미 인'

by 문윤범


남자 학교가 편하다 생각했던 이유는 여자들의 눈을 피할 수 있어서였기 때문이다. 혹여 남자 같지 않은 내 모습에 그 눈들이 실망감에 젖을까 봐 그랬던 것이다. 아무도 날 좋아해 주지 않을까 봐. 그런 모습에도, 또는 지나치게 남자 같은 모습마저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녀와 함께이기를 원할 것이다. 오스칼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남자 아이다. 그런 그에게 강한 아이가 나타났을 때 그는 사랑을 느꼈다. 이엘리는 오스칼에게 묻는다. 내가 여자가 아니어도 괜찮냐고.


movie_image - 2022-09-20T160653.511.jpg


movie_image - 2022-09-20T160701.391.jpg


눈 내리는 북유럽의 어느 동네. 이 영화는 스웨덴인 감독이 스웨덴인 소설가가 만든 작품을 스웨덴을 배경으로, 또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린 영화였다. 그 하얀 배경에 피가 흐르고, 어떤 여자는 불길에 휩싸이기도 하며 시각적 충격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여전히 조용하다. 그곳은 여전히 한적하기만 한 것 같다. 그럴수록 둘의 사랑은 깊어지고, 어떠한 관점에서는 치열해져만 가는 느낌이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오스카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이엘리는 점점 그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그에게도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과정이 아름다운 영화였다. 그 끝이 잔혹한 살인극이었음에도 나는 그 영화를 그렇게 보았다. 영화가 누군가가 연출하는 것이라면 그러나 그 이야기는 너무도 흔한 사랑과 성장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어린아이가 뱀파이어라는 설정이었고, 그래서 그건 새로웠다. 적어도 나는 그러한 이야기를 접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북유럽의 영화도 경험해 보고 싶었다. 핀란드의 아키 카우리스마키와 함께, 이 스웨덴인 감독의 영화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춥지만 살기 좋은 나라, 훌륭한 복지국가에도 저러한 감정들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마치 여행을 하듯 새로운 상상을 하는 것만 같았다.


movie_image - 2022-09-20T160736.307.jpg


'12살 소년, 영원한 사랑을 만나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만난 경험이 있고 또 헤어진 경험이 있지 않을까. 그 대상이 뱀파이어였어도 말이다. 그 사랑이 진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되어도 말이다. 인간은 어쩌면 흔적을 남기고 싶어 그러는 건지도 모른다.


Lat Den Ratte Komma In, 2008/ Tomas Alfredson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악마이기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