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윤범 Oct 17. 2022

'Dynamite'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BTS의 콘서트가 15일 열렸다. 나는 그날 콘서트가 열린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러나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그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대화 때문이었다. 부산교통공사는 지하철 열차의 운행 횟수를 늘렸고, 나는 그날도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며 그들이 A.R.M.Y에 속해 있음을 느꼈다. 나는 그들이 군인들이라는 것을 안다. 비티에스를 비티에서라 발음하는 어느 노병의 목소리와, 나는 사람들의 가슴이 뜨거워지고 주먹을 불끈 쥘 만큼의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안다. 병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그러나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여전히 잊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버스에서는 몇몇의 외국인과, 아이까지 안은 한 일본인 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난 그 콘서트가 우리에게 많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안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을 엄마 품에 안긴 그 아이는 훗날 한국이라는 나라를 어떤 식으로 떠올릴까. 난 그를 보며 끝내 웃지 못했다. 우린 잠깐 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었지만..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 면제 혜택에 대한 찬반 논의가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 그러나 난 그들이 상징적인 존재라 생각한다. 한국의 대중가요를 대표하는 가수로써, 만약 그들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준다면 어린아이들, 가수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에게 큰 꿈을 꾸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단지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한 길이 아니라, 나라를 대표해 싸우는 것이라는 목표 의식을 심어준다면 그들은 더 큰 사명감을 가지게 될 테다.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군 면제 혜택을 받았듯, 그건 결코 다르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남자가 군대를 가지 않는 것은 오래도록 콤플렉스가 되어 남는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었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란 남자아이들의 숙명과 같은 곳이다. 피해 갈 수 없는 곳이다.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남녀의 구분 없이 우리는 여전히 그 속에 있으며 이미 폐허와 같은 마음인지도 모른다. 그날 하루 BTS라는 단어 하나가 내게 용기를 심어주었고 다시 싸우기로 마음먹는다. 특별히 부산이라는 도시에 있어 그날은 기억될 만한 하루였음을.

작가의 이전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