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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Oct 20. 2022

리더들의 목소리


내가 내 삶을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을 때,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컬어질 때 나는 그 바람과 파도가 어디에서 오는 건지를 알고 싶었다. 나를 다그치는 자의 목소리가 되려 내 삶을 흔드는 게 아닌지,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 감정들에 나는 비틀거리는 게 아니었는지 말이다. 나는 대체로 나를 혼내는 사람들을 피하려 애썼고, 그럼에도 맞딱드리며 견뎌내기도 했다.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는 말처럼 허무한 이야기는 없다.

TV에서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프로야구팀의 코치가 선수들을 질책하거나 할 때의 모습은 그래도 때로 감동적이다. 특히 20대에는 그런 시기를 겪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 30대가 되고, 그리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조차 없으니 말이다. 스스로 리더가 되어야 하는 나이. 그건 단순히 앞장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끌고 가는 일이었다. 세계를 나의 뒤에 두어야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을 외면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나는 혼자 살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자연스레 리더의 모습이 되어 있을까.

맛있는 밥 하나를 짓는 데에도 수많은 인내의 시간들을 거쳐야 하듯, 완벽한 공 하나를 던지는 일에도 수없는 고통의 시간들이 따른다. 그러나 성공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느낀다. 누가 더 많이 고통스러웠나, 누가 더 힘들었나가 아니라 누가 더 처절하게 스스로를 버렸나 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은 내 몸을 정상으로 이끄는 일이니까 말이다. 한쪽 다리가 부서지고,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한계의 지점으로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에 다가선 자의 진실한 모습이었을지 모르니 말이다.

당신은 그런 모습이었던 적이 있나. 아름다운 모습만 담기기를 바라기에 어쩌면 스스로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일지 모른다. 대신 다른 사람들의 그것을 본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나를 혼내고 다그친 목소리들은 어떤 식으로든 나를 성장의 길로 이끌었다. 내 감정이 상했다 할지라도, 때론 분노하여 그것을 폭발시키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다른 감정은 없다. 지금 당장 돼지고기가 먹고 싶은 것처럼, 아니면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즐기고 싶은 마음 뿐이다. 우리 감정은 늘 0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가장 평형인 지점에 지금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끝과 끝이 아닌 말이다. 어느 높은 곳이나 누구보다 아래에 있는 곳이 아니라. 지하 17층의 집에 살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지 모른다.



내 삶의 리더는 나였다. 단지 누군가를 경험하며 또 무언가를 배울 뿐이었다. 그들은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억대 연봉의 리더가 되어달라 한다면 나는 흔쾌히 승낙하지 않을까. 돈 한 푼 벌지 못하면서 누군가를 깨우치고 일으켜 세우는 일은 미련한 짓이다. 내 지갑에서 돈을 꺼내 밥 사 먹지 못하면서도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 건 멍청한 짓만 같다. 나는 때로 그런 마음이다. 누구나가 그러한 모습이기를 바란다. 그런 어리석고 멍청한 바보들이기를. 나 혼자 그런 삶을 살지는 않기를. 모두가 진실만을 말하고 정의롭기를.

세상은 어쩌면 거짓말쟁이들이 이끄는 실체 없는 어느 행성의 형상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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