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윤범b Feb 09. 2023

하리보 믹스 사우어를 먹고..



차범근이 독일에서 즐겨 먹었던 젤리, 그 말이 내게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하리보 한 봉지를 구입하게 되었다. 마치 어른의 손으로는 만져서는 안될 것만 같은, 나는 아이들이 먹는 젤리를 어떻게 먹어? 생각했다. 하지만 언젠가 그런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이 먹는 젤리를 동물의 연골로 만든다는 소리를 말이다. 정확히는 소의 젤라틴이 함유되었다 표기되어 있고 소의 껍데기에서 젤라틴을 추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독일 제품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한글로 적힌 부분을 먼저 읽지 않았고, 그러나 너무도 세계적인 기업이라 그런지, 아니면 영어가 이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언어라 그런 것인지 친절하게도 'beef gelatine' 이라 쓰여 있어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해석은 제각각이다. 하리보를 구입해 봉지를 뜯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다. 아이들은 그걸 즐거움을 위해 먹는 것일까. 나는 그 모든 것이 과학은 아닐까 호기심을 품는다. 이빨이 썩고, 심지어 살이 찌면서까지도 그런 것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그들은 너무나도 많이 뛰고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다.


Haribo History


이 글은 하리보를 홍보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광고가 아니다. 나는 마치 연구원의 심정으로 이 제품을 분석하려 한다. 내 분석 결과는 그렇다. 그건 너무 달고 시더라.

아이들은 성장이 중요한 목적에 있고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섭취하려 한다. 그런데 왜 그게 온갖 공산품일까. 단지 귀여운 곰 한 마리가 그려졌고 뽀로로 따위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어 유혹 당하는 것일까.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 있는 아이들 음식은 대부분 아래 쪽에 있어 무릎을 구부려야 한다. 나이가 들면, 나는 아직 건강하지만 그래도 염려는 돼 일어설 때 기합을 준다.

"허이쿠~"

무릎 건강은 연골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껍데기가 문제일 수도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껍데기가 찢어지는 건 그러려니 해도 연골이 나가는 것에는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제품의 껍데기를 보고 끌리지만 그 안에 그들에게 필요한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기도 하다. 다소 지나친 당분이나 그런 것이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초콜릿이나 사탕, 젤리를 먹는 걸 부모들은 막지 못한다. 그런 것을 먹어도 다 건강하게 자란 어른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점점 건강을 잃어만 간다. 어쩌면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차범근은 선수 시절 그걸 먹으면 몸이 회복된다 믿었을까. 아니면 그냥 계속 손이 가 그걸 입에 집어 넣었던 걸까. 나는 그 추억에 혓바닥이라도 갖다 대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건 달지만 너무 시더라.

무릎이 안 좋거나 할 때 도가니탕을 먹으면 좋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소의 힘줄 같은 것을 좋아해 나는 맛있게 먹을 것 같다. 그러나 내겐 도가니탕을 먹을 만한 계기가 없었다. 너무 건강해서가 아니라, 너무 비싸서도 아니고. 나는 그냥 지금도 다른 것들을 찾기 때문이다.

라면 좀 그만 먹자 해놓고 또 라면을 끓이고, 햄버거 끊자 해놓고 또 햄버거집에 들어가는 나는 아직 덜 아픈 것일까. 매 끼니 요리를 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지만 아직 궁금한 것들이 남았기에 그렇다. 나는 내가 젤리를 먹을 줄 몰랐다. 어릴 때도 잘 안 먹던 것을...

그들은 왜 그런 것들을 팔아 나를 유혹하는 걸까. 나는 아직 세상을 모른다는 뜻인지 아니면...

나는 라면이나 햄버거 따위가 주식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힘을 잃지 않도록, 나는 매일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그리고 생선회 따위를 즐기며 살고 싶다. 다시 일어서도록 흰쌀밥을 먹으며 기운을 내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그러나 행복을 구입하는 것이 조금 간편해진 것도 사실이다. 초콜릿, 사탕, 그리고 젤리...

가끔씩은 그런 게 좋다. 나는 하리보 믹스 사우어를 구입해 외투 주머니 속에 넣었다. 부스럭부스럭, 그 소리, 그 느낌들이 좋았다. 다 먹고도 껍데기를 버리지 않아 그 위로 먼지가 쌓인다.

작가의 이전글 그 책을 읽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