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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Sep 10. 2023

그 바다는 어디에



나는 국민의힘에 소속돼있다. 한 달 5000원의 돈을 내며 당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색깔이 없다 말한다. 정치적으로는 어느 편에도 서지 않겠다 마음먹은 지 오래다. 그것도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정치 또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해야만 하는 일들, 이 사회에 살며 피할 수 없는 의무와 같은 책임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주된 업무는 더불어민주당과 맞서 싸우는 일만 같다. 그럼에도 피하지 못하는 방식들이 있었다. 오로지 당의 승리를 위해 나는 존재할 뿐이다. 그럼으로 정치는 발전하고, 그러한 의미조차 무색해져버리고는 해 씁쓸할 때가 있다. 스스로를 레드라 일컬으며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국민의힘이 이기도록 스스로를 비판하기도 하며 승률을 높이려 한다. 웬만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상대를 거론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누구와 싸우는지를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고는 한다. 그렇다면 나는 진정 블루인가. 내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을 택한 이유는 이념의 흐름 때문이었다. 나는 그 물길을 따르기로 했다. 어디선가는 민주주의의 바다를 만나야만 했다.

결국에는 모두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색깔은 의미 없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옐로이면 어떤가. 그럼에도 나를 대표할 만한 무언가는 있어야 했다. 빨간 목도리를 두르기로 마음먹은 이유였다. 그 이름에 이끌린 탓도 있었다. 모든 것이 운명적이었다 믿는다. 어느 날 영도 다리를 건너며 어떤 이름 세 글자를 목격했고 나중에는 네 글자 이름을 접하며 어떠한 사상을 굳히게 된다. 살며 변한 것 없는 것이다. 이 땅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땅이어야 한다는 믿음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다섯 번째 검찰 출석을 하며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 말했다. 검찰총장 출신의 인물이 대통령 자리에 앉으며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단순히는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던 수사가 활기를 띠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초록의 땅에 있다면 어떻게 말할까. 이러한 일들, 이러한 현상들을 어떻게 지켜보며 생각할까. 벼는 자라 고개 숙인다는 말이 있었다. 아니면 그곳에서는 매일 그러한 광경들을 목격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나는 벼나 보리가 고개 꺾인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것만 같다.

자유, 수호, 보장과도 같은 외침은 이 땅에서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목소리이며 그러한 울림은 대체로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 창문이 열려만 있다면 그는 언제든지 듣게 될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모든 일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전에 더 중요한 것은 여론이라 생각한다. 0의 균형을 두고 이 사회에서는 매일 같이 치열한 싸움이 전개된다. 누군가는 암약하기도 한다. 나는 어둠 속에서 자유롭게 뛴다로 바꿔 말할 것이다. 혹시 늦은 밤 길거리를 뛰는 사람이 있다면.

몇 개월 동안 마치 그 세계에서 멀어진 듯하며 사니 한 달 오천 원을 내는 일이 무슨 의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끊지 못한다. 나는 이 문제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답은 정해진 것이 없으니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언어에는 뜻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춘천 가는 기차를 탄다 말하면 그것이 쓸쓸함을 의미하듯, 그럴 수도 있는 것처럼.

국무총리는 얼마 전 과학적 처리된 오염수라는 용어 변경을 시사한 바 있다. 일본, 그 국가에서 흘러 나온 기이한 물을 말이다. 난 무조건 그 편에 서야만 하는 것인가.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건 누구라도 의심할 만한 일이었다. 무서워하고 두려워할 수 있는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는 늘 바다를 끼게 된다. 그게 핵심적인 부분인 것이다. 이 나라는 이제 그들과 다른 차원의 경쟁 혹은 실랑이를 해야만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통령 윤석열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일본의 것들을 더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는 검찰에 불려가 수사를 받는다. 무엇이 진실인지 옳은 일인지 알 수 없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렇다. 축구 공은 둥글고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인간의 발에 달린 것이었다. 그럼에도, 하지만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나도 모두 믿을 수밖에 없음을...

나는 검찰을 믿고 일단 수사를 지켜봐 달라 말할 것이다. 그리고 난 뒤에는 끊임없는 논쟁이 일 것을 안다. 아침이 되면 해가 뜨듯, 그러나 그것이 다시 싸움이 시작될 것을 알리 듯 두렵기만 한 일처럼. 눈을 비비며 고개를 떨어뜨린 채 무기력한 걸음을 걷는 사람을 본다. 오늘 아침은 늘 그런 식이지 않았던가. 지하철, 버스 안의 건조한 공기와 그곳에서 펼쳐지는 작은 싸움들. 도로 위에 줄 선 채 경적을 울리는 차들. 걸어갈 수 있다면, 아니면 늦어 뛰어가도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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