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를 만나다 1부

episode 10

by 문윤범


그리고 '소년 소녀를 만나다'.


레오스 카락스의 영화 '홀리모터스'를 보며 난 그의 세계가 커뮤니즘과 매우 먼 거리에 있다고 느꼈다. 무엇도 공동으로 분배하지 않고 나눠가지지 않으려는 사상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모든 것을 사유화하고 가끔 그것을 드러내거나 공개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객들과 소통해야 하는가. 관객이 편히 다가갈 수 있도록 조금 더 쉽고 단순하게 영화를 만들 줄도 알아야 하는가. 작가들이 하는 이야기는 개인적이다. 때론 절대적으로 그렇다. 난 파리에 있으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이곳이 마치 평양 같다고.

에펠 탑을 바라보며 주체사상탑을 떠올렸다면 내 사상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센 강이 대동강처럼 여겨질 때 그 물결이 심상치 않게 여겨졌다. 물론 난 평양에 가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개선문을 볼 때면 평양이라는 도시와 그 분위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파리는 자유로운 도시인가. 그렇다면 주인공 오스카가 리무진을 타고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는 영화 속 장면들은 아이러니한 것이었다. 레오스 카락스는 어릴 적부터 자폐증을 앓았다는 사실로도 알려졌다. 자폐와 자유의 차이.

모두 단 하나의 차이로 달라진다. 내 행동 하나가 차이를 만들고 세상의 움직임 하나가 이 세상을 다르게 만든다. 그게 가장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 전까지는 곧 내 인생이 바뀌게 될 거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그때의 나에게 말하고 싶다. 조금 더 슬프라고. 조금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 들라고.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와 이 세상은 너무나도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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