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윤범b Feb 10. 2024

사라진 궁디를 찾아서..


유리병에 든 펩시콜라는 그야말로 전설의 물질이었다. 그건 정말 레전드라 할 만한 맛을 가진 것이었다. 대구 안지랑에서 곱창을 먹었을 때 그 콜라의 맛은..


https://youtu.be/F6ZfA5QZDHY?si=_5syPLQ8AvrCSskT


한동안 펩시 제로슈거 행사가 진행되던 때가 있었다. 그 상품을 띄우려는 것이었는지 뭐였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 병 구입하고 덤으로 한 병 얻어 몇 번 샀다. 그런데 그 콜라의 맛이 꽤 인상적이었다. 제로는 별로라 생각했는데 그건 좋은 느낌 그리고 기분이었다. 노브랜드 버거를 몇 번 들락거릴 때 펩시는 내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 콜라를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어릴 때는 펩시가 밍밍한 느낌이었는데 부드럽다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대구에서 그 콜라의 클래식을 만나게 된다. 펩시 병 맛, 그건 그냥 전설로 남아버린 것이다.

대구는 우리나라 정치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누가 뭐라해도 1번은 빨간색 당이고 나는 그 이유를 대구는 1번 중심지가 잘 안 바뀐다는 분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곳의 중심가 하면 동성로인데 서울이 중심지가 이리저리 옮겨다닌 것을 볼 때 대조적이었던 것이다. 부산 역시 중심지가 몇 차례 바뀌었다 볼 수 있다. 그게 모든 이유는 아닐 테지만 결정적이라고 봤다. 코카콜라는 뭐니뭐니해도 1번 콜라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 내 의도는 그런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곳을 찾은 중요한 이유가 그런 것이었는지도 말이다. 여기도 이제 1번이 바뀔 필요가 있지 않나 하고. 그런데 갔다 와서 바뀐 관점이라면 그게 무조건 옳은 일이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구도 펩시도 그저 내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 개인적인 지지 의사를 표했을 뿐이다. 내겐 그곳을 바꾸어야 할 책임이 없고 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당한 이유조차 찾지 못했다. 보수와 진보의 시대는 갔다. 늘 진보적이라 생각했던 나 자신은 그러나 보수적인 면모 또한 존재했으니 서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보수와 진보를 주창하는 것이 더 많은 갈등과 분열을 낳는 씨앗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건 서서히 자라 갈라지고 여러 잎을 피우게 되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보수일 수도 있고 진보일 수도 있으니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 있다. 지금 국민의힘에는 과거 파란색 선을 따라간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에는 반대로 빨간 라인을 탄 사람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아차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에 도전하던 시절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로 주목을 받았지만 나는 이제 펩시를 더 선호하는 사상을 가지게 되었음을. 내가 국민의힘에 있다 해서 코카콜라 지지자라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정권 들어 대통령이 대구를 찾는 일이 잦았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랬다. 언론은 흔히 보수 결집의 의도라 이야기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 도시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지방 도시들이 커야 수도 서울이 자극을 받기에 스스로 그렇게 빨간 국물 마셔가며 그곳을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런 부분은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이론이 맞는 것이라면 그걸 왜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가 하는 것이다. 국민과의 대담 이런 것도 이제 식상하다. 요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유튜브를 본다. 무조건 그 미국 문화를 쫓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소통 채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처음 대통령이 될 때부터 나는 윤석열 정권에 경고했다. 그런 이미지로는 고른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대통령이 외모가 하고 다니는 모습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오바마가 짧은 머리와 걷어붙인 셔츠 소매로 큰 인기를 끌었듯이, 영국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헝클어진 머리로 인상을 남겼던 것처럼 무언가 변화를 예감케하는 퍼포먼스는 있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가 늘 비판했던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포퓰리스트적인 면모였다. 그런데 빨간 국물 마시는 것만으로는 안되지 않겠나. 그건 모든 대통령이 해오던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런 모습으로 국밥을 잡수기도 하지 않았던가. 

한 정당에 소속돼 있으면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 나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 때로 피곤하다. 윤석열 싫다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다.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나도 점점 싫어지는 그 마음을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으니. 그렇다면 다시 한번 변화를 외치는 것뿐이다. 검찰총장 시절 그 엉덩이 탐정 이미지는 도대체 어디로 갔나. 머리카락을 적절히 고정시키기 시작하며 인기가 더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건희 여사 또한 매우 전통적인 영부인의 모습을 보이는데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행동거지를 참고해야 할 필요 또한 있다. 내가 아는 건 프랑스 사람들도 언제나 대통령을 향해 큰 불만을 내비친다는 것인데 다음 대통령 감으로 이야기되는 가브리엘 아탈 또한 매우 젊고 또한 괜찮은 외모를 하고 있다. 심지어 동성애자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럼에도 그 많은 프랑스 국민을 만족시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대구는 지형적으로도 1번 중심지가 바뀌는 일이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꼭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적인 무언가가 없다는 것도 큰 약점이긴 했으니 말이다. 코카콜라가 2번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고 그런 의도 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오늘 양산의 어느 한우 집에서 다시 한 번 펩시 병 맛을 보며 이건 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는 그 사상을 굳히기에 이르렀다. 1번이 코카콜라라는 것에 대한 반감은 없으나 이제는 펩시가 최고다 그렇게 주장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748918


작가의 이전글 Schizophrenia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