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윤범b Feb 16. 2024

'A Real Hero'


한 여자가 삶의 의미일 때 한 남자가 얼마나 불행해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일지도. 현실적인 관념 속에 너무 나쁜 시각으로만 보면 충분히 그런 해석이 가능하지만 나는 이상주의자이기에. 

낮에는 차를 고치고 영화 스턴트맨으로 일하지만 밤에는 범죄자들의 도주를 돕는 말이 없는 그 남자. 그는 어쩌면 그런 삶이 더 불행하다 여겨 자신 안의 악마를 드러내 보인 것이 아니었는지. 영화 엔딩에 사용되는 곡은 그 제목은 놀랍게도 'A Real Hero'였다.

보기 끔찍한 장면들이 많고 폼도 너무 잡아 완전 좋아하는 영화라 할 수는 없음에도 영화를 처음 볼 때는 어느 순간 눈물이 고일 듯 슬펐다. 어떻게든 감동을 한다면 나는 그 영화를 가치 있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차를 모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이동 수단으로 자신의 자산을 드러내 보일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나는 운전에 대한 로망이 있지만 이 도시의 도로를 달리고 싶지는 않다. 차가 너무 많으니까. 이 이야기는 경찰차를 따돌리기 위해 이 차 저 차를 제치고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되지만 끝에는 홀로 달린다. 차 한 대 지나다니지 않는 듯한 도로 위를 느리게 질주하며 슬픈 눈을 보인다. 

남자의 앞에 한 아이가 나타난다. 그 아이에게는 엄마도 있고. 여자는 짧은 머리와 귀여운 외모이지만 어딘지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 어디선가 나쁜 남자들이 나타나 그 여자의 아이를 겁에 질리게 하자 주인공 눈이 뒤집힌다. 물론 배우가 눈을 뒤집거나 하는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뻔하디 뻔한 선과 악의 대결. 그 선이 저지르는 악행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물음이라 보지만 상관없는 것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까. 진짜 슬픈 건 그게 영화 속 장면들이 아니라면 하는 물음일지 모른다. 당신이라면 과연 죄를 지을 텐가.



차라리 범죄자를 돕는 일을 하며 또 다른 범죄자가 되는 것이 나은 건가. 그저 잡범에 그치는 것을 말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마주쳐 아는 척하는 한 범죄자를 그 자리에서 없애버릴 듯 노려본다. 그 장면에서 이미 그의 미래가 예고되었는지 모른다. 나는 이런 지루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듯 맥박을 높이던. 그럼에도 조용했다. 처음에는 꽤 멋있었지만 다시 보니 너무 폼을 잡는다는 생각도 들던.



자신에게 영웅은 단 한 사람.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영웅이라 생각하면서도 그걸 감추려 우스운 짓도 하는 것이 아니었나. 한 명의 인간이 영웅이 되는 것은 너무 싫다. 조명을 받기 위해 더 발악하는 짓도 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를 배신하는 짓은 절대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영웅이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건 그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그래서 아직 멀다. 나는 단 한 번도 내 삶의 영웅을 만나본 적 없는 것 같다. 


https://youtu.be/6cedWvuxwbc?si=jU8FplQboBs8tXfD


작가의 이전글 미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