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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b Mar 22. 2024

그래서 늘 2인자


미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한국 땅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 오는거지 뭐.. 였으나 역시 다르구나가 됐다. 정작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어느 큰 일본인이었지만. 

모두 그를 향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이 나라 사람들도 여유가 생겼구나 싶었던. 전에는 시기 어린 시선만을 보냈을 텐데 그를 인정하는 모습에서 우리 야구 수준을 느끼기도 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더 크고 자랐다. 어느 작은 일본인 투수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으나 실망하지 않는다. 나는 큰 몸과 넘볼 수 없는 힘과 속력을 가진 자들을 보며 꿈을 꾸니. 이 작은 마음이 위대해질 때 그와 같은 사람도 또 꿈을 꾸지 않을까. 이번 시리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한 선수는 다름 아닌 그 선수였다. 그 이름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화면이 바뀌고 붉은색 옷을 입은 남자들이 운동장에서 더욱 격렬히 뛰어다닌다. 축구는 실망스럽다. 요즘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결과는 너무 좋지 않고 분위기도 좋지 않다. 상대는 태국. 태국한테도 골을 먹고 비기다니..

그러나 나는 이 나라 축구가 더 높은 지점으로 가기 위한 시련이라는 것을 안다. 왜인지 알 것 같다. 스포츠는 국가를 표현하는 가장 멋스러운 수단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더 심각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높고 낮은 것은 없다. 인격과 재능은 모두 평행선에 있다. 살아오며 수도 없는 심리전을 겪어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무너진다는 것을 안다. 많은 경쟁을 치르며 실력이 늘고 또 퇴보하는 순간이 수도 없이 찾아온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나는 정신 차리지 못하는 호랑이들을 봤다. 

스포츠는 이 국가의 현재를 말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가 큰 상대들과 비벼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해 더 작은 상대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 이상한 파란색 옷을 입은 자들이 더 위대해지는 순간이 온다. 이 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또는 그러고 있는 것처럼.

씨를 뿌리는 건 어른들이다. 내게 찾아오는 고통은 모두 내가 뿌린 씨앗의 줄기이며 그것을 타고 올라 핀 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는 걸. 그렇기에 그토록 감동적이라는 것 또한.

공은 둥글다. 돌고 돌아 언젠가는 내게 기회가 온다는 것을. 그것을 발로 차버리고 방망이를 들고 박살 내듯 쳐내는 것이 우스워 다시 컴퓨터 화면 앞에 앉는다. 그들은 진정 내 영웅이었다. 도전을 받는 입장이 되면 더 과감해져야 하고 뒤를 보지 말아야 한다. 바로 떨어지는 일뿐이니. 지금 분위기로는 안된다. 이 나라는 안주하고 있고 그래서 아직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다. 지든가 다 뒤집어엎어버리던가 둘 중 하나뿐이다.



https://youtu.be/x1vjibFn6Eo?si=LIfR2ikXDEbGIL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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