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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Jul 25. 2024

난 천재가 됐어 그곳에서


우리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됐다.



그 여자가 내게로 왔다. 

그러고 보니 그때 카페에는 빛이 들고 있었다.



그곳에는 잠 많이 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늘 저 자리에 앉았지..'


한국과 일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처음 소설 같은 걸 쓰기 시작한 것도 한 일본인 여자를 보면서였다. 20대 초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때문에 나도 자유롭게 여행하듯 글쓰고 싶다 마음이 들었고. 

'Le Square Gardette'. 줄리앙이 그때 그랬지. 


"방금 소피 마르소가 왔다 갔어!"



내 꿈은 이자벨 아자니를 보는 것이다.


그곳에서 일하던 줄리앙이라는 남자를 꼬득여 미친 짓 같은 것도 했다. 그땐 그게 진짜 미친 짓이었다. 뭔가 영화를 찍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므슈 가르데뜨로 분한. 난 세세한 디렉팅까지 했고 놀라운 건 줄리앙이 그 이상을 해냈다는 것. 



한국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너무 힘들었는데 브레이크 타임에 혼자 몽마르뜨로 가기도 했다. 높은 계단을 오르면 있던 꽤 멋진 가게 앞에 왠 샘 스미스 같은 녀석이 있었는데 가수 지망생이었을지도. 너나 나나 우린 여기서 뭐하나 싶었던 거지.



버스킹 존 따위는 없다. 자리 깔면 사람들 모이고 즐기는 거지. 물론 열차 안 이상한 노래 틀고 돈 달라는 사람들은 다 싫어했다. 그래도 가끔 진짜 낭만적인 거리 예술가들이 있었다.


딱 한 번 모험을 했는데 3년 머무는 동안 파리 주위를 떠나지 않다 불쑥 버스를 타고 프라하로 간 것이었다. 집을 못 구해 그런 것도 있었지만. 런던도 그런 식으로 가보려 했는데 실패했다. 프라하로 가는 것 또한 오랜 꿈이었다.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더라. 파리 있다 프라하 가면 좀 심심하다고. 뭐랄까 그런 기분이 든다면서. 



여자들 뒷모습, 그들의 얼핏 스쳐가는 모습들은 놀랄 수준이었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이후 가장 크게 흔들리던 순간들이었다. 내겐 키 큰 여자를 보면 본능적으로 눈이 돌아가는 습성이..





대학교 매점을 들락거리는 여자들이 다 모델 같았다.



아제딘 알라이아가 그렇지 않았나? 그건 정말 운명적인 마주침이었지..

다시 파리, 아제딘 알라이아 아뜰리에 마당에서. 알라이아 직원이 찍어줬다. 인생에 남을.


슬프다. 그런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런던이나 헬싱키, 아니면 독일 아이슬란드로 떠날 계획이 있지만 언제 가나. 난 이제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있으니. 기쁜 건 아직 그런 꿈을 꿀 수 있다는 거. 그래도 난 아직 존재한다는 게.



그래도 다시 프라하 가라면 간다. 독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초콜릿 사던 일이 너무 행복했기에. 여담이지만 독일 애들은 휴게소에서도 축구공 차더라. 

닌텐도 테니스 게임 하면서 독일 여자애한테 개발린 것도 안 비밀. 독일은 생활체육의 나라.



다시 파리에서..


살며 가장 커피를 많이 마시던 나날들. 인생은 쓰고 순간들은 때로 달콤하다. 

안녕, 인사하기 좋은 나날들. 


https://youtu.be/J_ub7Etch2U?si=Rnk2o9xtRJuJ65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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