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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Aug 16. 2024

오늘 난 구로사와 기요시처럼


진짜가 아닌 가짜. 종교와 국가, 영화와 소설처럼. 

진짜 소설가 진짜 영화감독이 있다면 진짜 나라와 진짜 종교도 있다. 이 세상에는 사이비가 판친다. 뭐가 진짜 가짜인 걸까 물은 끝에 난. 

내가 축지법을 쓰고 공중부양을 한다면 웃기겠지만 그렇다고 진짜 그런 사람도 없다. 애국심과 신앙이 맹목적인 것이라면 그 모든 사람들의 삶이 가짜다. 

어쩌다 아이슬란드의 땅을 꿈꾸게 된 것은 그곳이 자유로울 듯해서였다. 믿을 수 없지만 그곳에도 법이 있고 종교적인 믿음이 존재했다. 그 국가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의회제를 택한 나라로 알려졌고 처음 그 땅에 온 것 역시 아일랜드 선교사들을 비롯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내가 그 땅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듣는 것은. 난 언제나 자유를 외치며 국가와 종교라는 메커니즘에 심취했다. 영화를 좋아하고 글 쓰는 일에 빠져 내가 진짜라고 인정하게 된 것은 모두였다. 하다못해 이제 막 글을 배운 자가 한 줄 쓴 글조차 말이다. 

이제는 점점 그 순수함을 잃어가지만. 감정 없이 이 글 저 글 쓰고 이런저런 사진 영상들을 올리며 사람들 눈을 유혹하지만 그래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다. 인간이 이루어낸 기적을 그대로 이어가고자 하는 내 정신은.

이제 이 세상에 가짜가 있다면 인간이 하지 않은 것뿐이다. 컴퓨터의 능력을 빌리다 결국 머리마저 그렇게 되버린 자들. 내 몸 팔 다리가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음에도 나는 더 진화했다 믿는 것처럼. 

나는 조종당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국가 내가 증오하는 종교 사이에서 내가 얻은 배움이라면 스스로 이루어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꽃피우리라. 

때묻어 얼룩진 옷을 씻는 일이 뉘우치는 일 행위라면 난 국경은 넘은 자유를 외칠 것이다. 때로 고립되고 싶은 것은 지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난 어딘가에 의지해야 하기만 했기에 결코 이룰 수 없는 꿈같았다.

요즘은 어떤 영화가 나오나, 어떤 대단한 작품이 있을까를 찾곤 했지만 한동안은 그런 게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그 영상을 보고 그와 관련된 영화를 보고는.

종교에 대해 묻는, 혹은 카미카제와 같이 국가 맹신도들을 이용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그 일본인들이 무슨 죄였을까. 끝내 그런 생각까지 하게 만든 그 영화를.

그런데 그가 일본인이 스스로 머리 숙이게 하고 다시 일어서게 하겠다는 아주 높은 수준의 국가 맹신도였다면 말이다.

수십 년 동안 이 나라에서는 친일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게 매국노 만들기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였다. 이젠 그 자들에 대해 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어떤 집단 어떤 무리를 특정하기 보다 한 명 한 명이 책임지게 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기에는 인간이 너무도 나약하기 때문이었다. 

그건 나눠 감당할 수 있게 책임지도록 하자는 메커니즘이었던 것이다. 아이슬란드 땅이 혼자서는 번식하고 이루지 못했을 인간 생태계가 된 것처럼. 온갖 비리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조차 같은 편이라고 감싼 정치인들이 있었던 것처럼. 

사람들은 인간을 용서하지 못하지만 인간을 품을 수 밖에 없는 몸을 가졌다. 남자와 여자처럼. 누구도 진짜와 가짜가 아니듯이. 난 여자가 싫지만 지하철 계단을 축지법 쓰듯 뛰어오르는 여자를 보고는 웃겼고 그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https://youtu.be/nlVA_e6WQhw?si=Hoez9lnAzhVgP8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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