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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Aug 18. 2024

'큐어'


https://youtu.be/gaT6VHRSrvQ?si=F7n-12T4RWK_L8tP


"고레와 아나따데쓰요"


영화를 보고 나서 예고편을 보며 이 한 문장이 다가오는 무게감은 너무도 크고 무거웠다. 기억상실을 주장하는 걸로 보아 이는 제이슨 본 유형의 인간인데 그 분위기는 무척 다르다. 박현규처럼 약간 곱상한 외모인 것도 비슷하지만 차원은 다르다. 이 인간은 약간 종교적이니까.

직접 죽이지 않고 교사한다는 점에서 지영민과는 매우 동떨어진 인물이다. 여러모로 '곡성'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분위기는 '살인의 추억'에 더 가깝다 말하고 싶다. 그 영화보다 더 진한 범죄 스릴러물이 있었다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다. 두 영화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친 '양들의 침묵'이라는 영화가 있었음에도 그건 논외라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양들의 침묵이라는 영화가 대단하기는 한데 그래도 동양인들이 저지르는 범죄 살인은 더 와닿을 수 밖에 없으니까. 진정 에스프레소 같은 영화였다. 영어로 번역하면 그렇다.

"This is you"

프랑스어로 번역하면 C'est vous. 

난 프랑스에서 수많은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마주하고 부대꼈음에도 그들 원래 언어를 알지 못하는데 알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그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언어는 무엇일까. 그게 나라면, 내가 알고 있는 모습과 내가 알지 못하는 모습이 모두 내 모습이 아니라면.

우리는 모두 어디에서 온 것일까라는 질문 따위를 하면 그런 이야기를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사회에 마미야 같은 살인 교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유적으로 그런 존재가 있다 말할 수도 있지만 보다 순수하게 영화에 다가가고 싶다. 진짜 범죄란 그런 것 같다. 대체로 진짜 의미는 없는 짓이라고.

수많은 호러 스릴러, 아니 영화 전문가들이 극찬하는 영화. 결국 나 역시 그런 말들로 인해 보게 되었지만 보고 나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난 자연스럽게 이끌린 것이었다고.

내가 그곳으로 간 것이라는. 

범죄 스릴러 일본 연쇄 살인 미스터리 등등의 언어들 사이에서 헤매다 수성못역 앞 벤틀리 PC방에서 도착한 지점은 바로 그곳이었다. 큐어라는 포인트에 닿았다. 그 산은 뭐랄까 아름답지만 잔인하고 위험한 분위기를 가졌다고 할까. 일본 영화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왠 귀신 같은 영화가 내 앞으로 스리슬쩍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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