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박정희는 죽었다

by 문윤범

https://youtu.be/9rcM0qnDuOg?si=Eyoa-e1nXbTXUn75


그 싸움을 다시 이렇게 빨리 하게 될 줄이야. 여기저기 붙은 그들 얼굴, 그들이 내세우는 언어들을 보며 설렘도 느낀다. 다른 선거도 아니고 대선이다. 그럴수록 더 큰 사명감을 느끼며 무언가 크게 고취되는 기분처럼.

여러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이 길 위 버스 안 지하철 안 도로 위에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스쳐 지나고 몸을 부대낀다. 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 선거는 그 수많은 국민들의 대리전과도 같다. 우스운 건 그 많은 사람들의 성향이 단지 보수 진보로 갈린다는 것이었다. 중도 세력이 힘을 키우며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듣게 된다. 이준석, 그는 그 틈을 노리는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빠지면 이재명 대 이준석으로 가는 것인데. 그러면 앞을 볼 수 없다. 어떻게 해도 이번에는 힘들겠지만. 이준석은 아직 너무 어리다 그래서 찍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난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있을 때 그를 응원했으며 지나가는 행인 엑스트라 급의 출연이라도 그가 연출한 작품에 힘을 보탰다 생각한다. 그러고 나가버리니 좀 허무했지만. 지금 그는 국민의힘이 자신을 내쫓았다 말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나가버리냐 그때 난 그렇게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난 아직 여기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의힘이라는 당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 그들은 이 당이 이루어온 힘을 빌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당이 내게 해준 것이 없다 해도 그런 큰 조직에 몸담은 것만으로 난 빚을 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 가장 강력한 보수 정당 보수의 그 가치마저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기기 일보 직전이다. 결국 이렇게 되지 않는가. 보수 진보 모두 필요 없다고. 보수와 진보를 한쪽에서 다 가져가버리면 어차피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니까.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는데 아직도 보수 보수 외치면 사람들이 욕하기에 차츰 진보 정당 쪽으로 향하게 된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 생각한다. 내가 20대 때는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았거든. 지금 40대의 사람들이 어쩌다 대부분 그렇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되었는지 난 잘 모르겠다. 난 단지 보수의 세대 교체라 볼 뿐이었다.

박근혜를 박정희의 딸이라 좋아했던 사람들. 그 반대에 선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난 박근혜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때 그런 방식으로는 안된다 주장하는데. 대통령을 수갑 채우는 그림을 그려놓고 마녀 사냥하듯 몰아가는 일에 난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그게 내 시대의 전환점이었던 듯하다. 그때 어디선가 이재명이 나타났고.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며 목소리 높이던. 그때 난 나와 완전히 반대에 있는 정치인 한 명을 보게 된다.

성남이라는 그 새 도시에서 온 자. 박정희가 일으킨 새마을 운동은 이 시대에 신도시 프로젝트로 되살아났다 난 그렇게 믿고 있다. 박정희는 우리나라를 크게 뒤바꾼 인물이었다. 잘 살아보세~ 그래, 개발도상국에 사는 것보다는 경제 대국에 사는 게 낫지 그런 혜택을 누리며 사는 내가 그를 비난할 입장이 될지.

분당과 일산은 아마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첫 번째 신도시일 것이다. 그 지역 그 동네들이 개발되고 발전한 건 노태우 정부가 들어섰을 때였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저 안쪽 동네가 그랬는데. 그곳에는 원래 아파트라는 게 없던 지역이었거든.

이준석도 박근혜가 데리고 온 꼬마였지. 박정희에 맞서 싸웠다고 김영삼이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을 보면 박정희는 진짜 대단한 인물이었다. 전두환 같은 사람 키운 게 실수였지. 독재자처럼 군림했던 것이 실수라면 실수였을까. 그런 사람이 없었으면 이 약한 나라가 곧바로 서는 데에 몇 백년의 시간이 걸렸을지 그것 또한 알 수 없다. 이제 아주 먼 시간을 지나왔다. 그건 70년대, 그리고 80년대의 일이다. 잊을 만도 한데 그 시절의 향수에 사무치고 또 사무친 이 나라 사람들.

그 시대 사람들이 일구어낸 기적을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이 난 조금도 없지만. 단지 너무 멀리 왔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망 또한 없다. 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젠 어지러울 정도로 높은 건물들이 세워져 그 시절이 아득하기만 하다.

누군가는 이재명을 보며 이회창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때 난 한나라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었는데. 다 지나간 일이다. 그런데 그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낀다. 노무현이라는 이변이 그 모든 상황을 바꿔놓아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됐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데. 막판 단일화로 뒤집어 버리기에는 제20대 대통령이 남기고 간 유산이 너무나도 막대하기에. 유산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큰 짐이지 않을까.

이준석은 얼마 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0%라 못을 박았다. 하지만 자신이 앞에 서면 단일화를 수락할 가능성은 아마 100%일 것이다. 김문수는 두 번 죽는 거지. 이준석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할 수 있으니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노무현처럼 정권 내내 시달리게 될 테니 그건 생각하라 말해주고 싶다. 결국 그런 구도로 가게 된다면. 그때는 이준석이 모든 걸 용서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이재명은 트럼프가 숨겨둔 다른 카드가 있을 거라 보며 그건 협상을 해봐야 알 것 같다 말했는데. 당연한 이야기이다. 미국에 그리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만 그리 생각하지 못할 뿐 무역 전쟁한다고 그게 단순 무역 문제라 보는 건 매우 난해한 생각이다. 이준석은 어떤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트럼프의 그 정책을 비판했다. 노무현이 그랬지. 미국에도 물러서지 않고 덤벼 상황을 더 어렵게 끌고 간 부분이 있었는데. 무모함이었을지. 아님 그건 진정 용기였던 것일까. 그렇게 나가면 젤렌스키 때처럼 밴스 부통령 선에서 정리하려 드는 수가 있다 난 그런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그 의도를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눈치 채야 한다고. 틀린 추측이든 틀린 예상이든 한 가지 확실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들어가기를. 하나로 좁히고 들어가달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확실한 가능성이 불분명해질 때 얻어올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지금 외교적으로 미국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면 일단 제20대 대통령이 만든 이 긴 공백을 얼른 지울 수 있는 잦은 만남 대화가 필요하다. 김문수가 그걸 잘 해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를 승리로 가져오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이 굴욕을 잊지 않으리. 그가 마지막 리더이다. 희망이 없음에도 그런 리더 아래 그렇게 싸웠다는 걸 보여주기를.

6월, 난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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