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or Death and...'

by 문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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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20대 후반에 좋아했던 앨범이다. The Scientist를 즐겨 들었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았다고 대답할 것이다. 난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좋아했고 조금은 밍밍한 곡이기도 했다. 콜드플레이의 음악성을 저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개인의 취향 문제다. 덜 우울한 느낌이었고, 그보다는 여자들 앞에서 부르면 멋있을 것 같은 곡에 가까워 절실한 음악은 아니었다. 그때 난 내 내면의 여성성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그녀를 더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인지 이 앨범은 곧바로 끌렸다. 음악보다는 표지의 강렬함에 이끌렸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배경이 되었다. 음악도 훌륭하다. 난 이 앨범 속 노래들에 푹 빠졌었다. 한창 유럽으로 떠나던 꿈을 꾸던 때였다. 물론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모든 것이 불투명한 나날들의 연속이었지만. 그건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이 길 저 길을 찾다 어딘가로 들어서 모퉁이 하나를 돌았을 때 마주친 것이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었다면 기적적인 일이지 않은가.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고, 루브르 박물관에 갔다 우연히 그녀 앞에 멈춰 서게 되었을 때의 감동이란. 솔직히 정말 존재하는 그림이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믿기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순간임에는 틀림없었다.

이 앨범에는 Lost!라는 제목의 곡이 있었는데 나중에 피아노 버전으로도 공개됐다. The Scientist보다 더 매력적인 곡이 있다면 난 그것을 꼽을 것이다. 내 개인의 추억 문제다. 더듬어서야 찾을 수 있는 게 기억이라면 누군가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 추억 아닌가. 그것을 포장해 팔아야 하는 것이 비참하다는 것도, 아니 그걸 왜 비참하게 생각해? 말하는 것도. 그 지경으로까지 오게 된 운명이란 기구한 것은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Viva la vida는 프리다 칼로가 마지막으로 남긴 정물화의 이름으로 알려졌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잘린 수박 몇 개가 놓여 있는 작품이다. 그중에는 껍질에 둘러싸여 아직 속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있다. 아무튼 인생이여 만세!를 외칠 때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도 주목해 볼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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